문장공유
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국제

시진핑 “방역 더 완화할 수도”… 시위 단속은 강화 ‘당근과 채찍’

입력 2022-12-05 03:00업데이트 2022-12-05 03:19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EU 의장에 ‘제로 코로나’ 완화 시사
베이징 등 과도한 봉쇄 자제 분위기
출퇴근때 폰 검사해 시위대 체포
장쩌민 추모대회 전후 시위 차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학생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시위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하고 봉쇄 중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인 ‘제로 코로나’ 추가 완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베이징과 선전 등 주요 대도시에서 봉쇄와 각종 방역 통제 완화가 잇따르면서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코로나19 절망 학생·10대가 시위 참가 인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2일 로이터와 CNN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만나 “현재 중국의 우세종은 오미크론이다. 델타에 비해 중증도가 낮아 방역 조치를 더 완화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EU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시 주석은 이미 일부 지역에서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EU 고위 관계자는 시 주석이 미셸 의장에게 “(시위대는) 주로 지난 3년간 코로나19에 절망한 학생들이나 10대”라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대학생 등 2030세대와 10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항의 시위가 발생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CNN은 EU 고위관계자가 시 주석이 직접 “시위”라는 말을 언급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봉쇄 완화에 도시 떠나는 中 주민들 2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하이주구에서 짐을 든 주민들이 봉쇄용 붉은색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지역을 떠나고 있다. 전날 이곳에서 주민들의 이동을 막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봉쇄 조치가 완화됐다. 
떠나는 주민들 오른쪽에 흰색 방역복을 입은 방역요원들이 보인다. 광저우=신화 뉴시스봉쇄 완화에 도시 떠나는 中 주민들 2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하이주구에서 짐을 든 주민들이 봉쇄용 붉은색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지역을 떠나고 있다. 전날 이곳에서 주민들의 이동을 막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봉쇄 조치가 완화됐다. 떠나는 주민들 오른쪽에 흰색 방역복을 입은 방역요원들이 보인다. 광저우=신화 뉴시스
실제 베이징에서는 과도한 봉쇄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베이징은 10명씩 한 묶음으로 진행한 집단 코로나19 감염 여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1명이라도 양성이 나올 경우 해당 10명이 사는 아파트를 모두 봉쇄했다. 하지만 2일 핵산검사에서 양성 의심 통보를 받은 교민 김모 씨(46)에 따르면 아파트 봉쇄는 없었고 방역 요원들이 직접 찾아와 김 씨만 따로 다시 PCR 검사를 하고 음성이 나온 뒤 일상으로 돌아갔다. 불과 며칠 사이에 방역 조치가 급변한 것이다.

베이징, 톈진, 선전 등에서는 그동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시해야 했지만 2일부터 음성 증명서 없이도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해졌다.

방역 완화를 둘러싼 논란과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4일 홍콩 밍(明)보는 “중국 내 보수주의자들이 방역 완화는 서방과 자본의 음모라고 주장하며 반대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일부 매체는 “겨울에 오미크론 전파가 강하기 때문에 곧 다가올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에 사회적 혼란과 의료 체계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PCR 검사 축소 도시가 늘면서 광저우 등에서 신속항원검사 키트 사재기 사태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우자퉁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질병통제센터장은 ‘상하이 예방의학저널’에 게재된 논문에서 방역 조치가 홍콩처럼 즉각 완화되면 중국 본토 확진자 수가 2억3300만 명으로 늘고, 사망자도 200만 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휴대전화 기록 통해 시위대 추적 체포
중국 당국은 방역을 완화하는 한편 휴대전화 기록을 통해 반(反)정부 시위대를 추적, 체포하는 등 시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베이징 경찰은 베이징 량마허(亮馬河) 시위에 참가했던 한 시민이 시위 참가 사실을 부인하자 “왜 그럼 당신의 휴대전화 신호가 량마차오에 떴느냐”고 추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상하이에서는 당국이 출퇴근자들의 휴대전화를 검사해 시위 참가 여부를 가려낸 뒤 일부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량마허 주변은 여전히 철통 경비가 이어지고 있다.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 추모대회가 열리는 6일 전후 시위가 재개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소규모 시위가 곳곳에서 이어졌다. 3일 광저우의 한 지하철역에서 이번 시위의 상징인 백지를 가지고 있던 여성 2명이 체포됐다는 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우한에선 주민들이 봉쇄 장벽을 밀고 나와 봉쇄 해제를 요구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