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후계자’ 굳혔다… 김민선, 빙속 월드컵 여자 1000m 사상 첫 은메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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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회 1위에 불과 0.21초 뒤져
전날 500m 우승 등 ‘신흥 강호’로
2017년 500m J세계기록 뒤 부진
허리 통증으로 근력 강화 힘들자, 장거리 뛰며 지구력 길러 보완해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간판 김민선이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에서는 금메달,
 1000m에서는 한국 여자 최초로 은메달을 따내며 ‘빙속 여제’ 이상화의 확실한 후계자임을 입증했다. 사진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500m에서 역주하는 김민선. 베이징=뉴스1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간판 김민선이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에서는 금메달, 1000m에서는 한국 여자 최초로 은메달을 따내며 ‘빙속 여제’ 이상화의 확실한 후계자임을 입증했다. 사진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500m에서 역주하는 김민선. 베이징=뉴스1
‘신기록 제조기’ 김민선(23·의정부시청)이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1000m 은메달을 차지했다.

김민선은 13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22∼2023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1000m 디비전A(1부)에서 1분15초82를 기록했다. 이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는 유타 레이르담(24·네덜란드·1분15초61) 한 명뿐이었다.

ISU에서 1985∼1986시즌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을 시작한 뒤 한국 여자 선수는 아무도 이 종목에서 2위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월드컵에서 메달을 총 94개 수확한 ‘빙속 여제’ 이상화(33·은퇴)도 이 종목에서는 동메달만 2번 땄을 뿐이다.

김민선이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을 함께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출처 김민선 인스타그램
김민선이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을 함께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출처 김민선 인스타그램
전날 주 종목인 500m에서 개인 첫 월드컵 금메달을 따낸 김민선은 이날 1000m 은메달까지 추가하면서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리는 2026 겨울올림픽 입상 전망도 밝혔다. 김민선은 올해 2월 베이징 올림픽 때는 500m에서 7위, 1000m에서 16위를 했던 선수다.

김민선은 2017년 9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폴 클래식 2017’ 여자 500m에서 37초70으로 이상화가 보유하고 있던 세계주니어기록(37초81)을 0.11초 단축하면서 ‘포스트 이상화’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곧 ‘국내용’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적수를 찾기 어려운 국내 무대에서는 연일 신기록을 쏟아냈지만 국제무대에서는 허리 통증 때문에 디비전A와 디비전B(2부)를 오가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소속팀 의정부시청을 이끌고 있는 제갈성렬 감독(52)이 제시한 처방은 ‘중장거리 훈련’이었다.

월드컵 남자 1000m에서 두 번 우승했던 제갈 감독은 “김민선은 원래 500m에 초점을 맞춰 스타트와 근력 훈련에 전념했다. 그러나 허리 통증 때문에 근력을 키우기가 어려워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다”면서 “‘근력을 키우기 어렵다면 지구력으로 대체해 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1000m, 1500m를 함께 뛰면서 장점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근력으로 허리 통증을 이겨내기 시작한 김민선은 지난해 12월 열린 지난 시즌 월드컵 4차 대회에서 개인 최고 기록(37초205)을 새로 썼고, 올해 3월 월드컵 파이널 5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면서 개인 첫 시니어 국제무대 입상에도 성공했다.

김민선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두 개의 월드컵 메달과 함께 월드컵 1차 대회 마무리! 정말 행복한 주말이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한다”는 글을 올리며 자축했다. 김민선은 18일부터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리는 월드컵 2차 대회에 출전해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김민선#빙속 월드컵#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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