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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불황일수록 ① 핵심사업 집중 ② 혁신 걸림돌 제거 ③ 신사업 투자

입력 2022-11-07 03:00업데이트 2022-11-07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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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포럼 2022]
기업 혁신 전문가 고빈다라잔 교수의 ‘3가지 상자 점검’ 원칙
현재 주요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활발한 경영 자문 활동을 펼치고 있는 비제이 고빈다라잔 미국 다트머스대 터크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경기 침체기, 기업들의 대응 전략에 대한 솔루션을 활발히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인도 출신으로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늙은 코끼리를 구하는 10가지 방법’ ‘퍼펙트 이노베이션’ ‘리버스 이노베이션’ 등의 경영 전략 부문 베스트셀러를 공동 집필했다. 비제이 고빈다라잔 교수 제공
“경기 침체기일수록 핵심 사업과 신사업의 기회를 모두 잡기 위해선 ‘세 가지 상자(The Three-Box Solution)’ 원칙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등을 통해 경기 침체기, 기업들의 대응 전략과 조직 혁신을 주제로 최근 활발한 기고 및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는 비제이 고빈다라잔 미국 다트머스대 터크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최고 혁신 컨설턴트를 지냈으며 IBM, 보잉, 소니 등 주요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 자문을 진행해 온 그는 혁신을 위한 원칙을 ‘세 가지 상자’로 압축해 정리해 왔다. 그는 이러한 ‘상자’를 하나씩 열어 보고 점검해 보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지금처럼 경기 둔화 신호가 강해지며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더 빛을 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불황 끝 호황도 준비해야
12월 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동아비즈니스포럼 2022’의 기조연설을 맡은 고빈다라잔 교수는 “모든 불황의 끝에는 호황이 있고, 이때의 성장은 침체기보다 오래 지속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럴 때 철저히 준비하고 투자한 회사만이 경기가 반등할 때 결실을 맺고 승자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가 상자로 구분해 개념화한 필수 혁신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 상자는 지금 잘하고 있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면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수익을 달성하는 일이다. 두 번째 상자는 변화된 환경에 맞지 않고 혁신에 걸림돌이 될 만한 기존의 관행, 아이디어, 태도를 과감하게 버리는 일이다. 즉, 과거에 유효했던 성공 공식과 결별하는 작업을 뜻한다. 마지막 세 번째 상자는 기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새로운 제품이나 비즈니스로 구현하면서 미래를 개척하는 일이다.

시장에 유동성이 마르고 자원이 부족한 경기 침체기에는 이 세 가지 상자의 균형을 도모하고 최적의 접점을 찾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 제한된 자원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빈다라잔 교수는 “현금 흐름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핵심 사업의 효율성을 개선하면서 최대한 많은 현금을 확보하는 작업이 우선시돼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구조조정을 감행해야만 할 때도 이 첫 번째 상자를 지킬 인력은 유지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그는 경기 침체를 이유로 세 번째 상자를 아예 닫아버리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고빈다라잔 교수는 “큰 비용을 쓰지 못하고 우선순위에서는 잠시 밀릴지언정 작은 실험들을 반복하며 혁신과 도전을 이어가는 조직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면서 “바로 이 실험들이 시장이 다시 반등할 때 새로운 기회를 민첩하게 포착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의 최전선인 실리콘밸리의 성공 비결은 기업이 어려울 때조차 이런 실험을 멈추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 혁신 전담 조직 필요
미래에 투자하기 위한 전담 조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직물 제조 회사에서 출발해 장난감 제조 및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한 미국의 완구 업체 ‘해즈브로’가 100년간 변신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도 이렇게 혁신을 전담하는 조직이 어떤 상황에서도 실험을 이어왔기 때문이라고 고빈다라잔 교수는 분석했다. 해즈브로의 성장을 견인했던 고 브라이언 골드너 전 최고경영자(CEO)는 미래에 투자하는 팀을 구성하는 동시에, 세 가지 상자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정기 회의체를 마련하면서 세 상자 중 하나도 놓치지 않는 조직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빅데이터 분석 업체 ‘뮤 시그마’ 역시 기존 사업의 존속과 파괴, 신사업 창조라는 세 가지 상자를 각각 전담하는 경영진을 별도로 둠으로써 혁신 동력을 유지해 온 좋은 예로 꼽혔다. 고빈다라잔 교수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첫 번째 상자, 즉 핵심 사업부의 지배적인 논리가 세 번째 상자인 신사업 투자 부문을 방해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경기 사이클과 무관하게 혁신을 이어가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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