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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스크랴빈 피아노 소나타 매력에 빠져보실래요”

입력 2022-09-28 03:00업데이트 2022-09-28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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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권위 이탈리아 ‘부소니 콩쿠르’
2명뿐인 한국인 우승자 문지영-박재홍
‘마포 M 클래식축제’ 무대서 내일-11월 잇달아 리사이틀 열어
“지영누나 연주는 물아일체 경지” “재홍의 순수한 열정은 신기”
2015년 부소니 콩쿠르 우승자 문지영(오른쪽)과 2021년 같은 콩쿠르 우승자인 박재홍. 두 사람은 서로를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훌륭한 피아니스트”라고 했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피아노 거장 페루초 부소니(1866∼1924)를 기념해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권위의 ‘부소니 국제 피아노콩쿠르’는 1949년 창설된 후 지금까지 2명의 한국인 우승자를 배출했다. 2015년 문지영(27)과 2021년 박재홍(23)이 그 주인공이다.

두 피아니스트는 올해 7회를 맞는 ‘마포 M 클래식축제’ 무대에 잇따라 선다. 박재홍은 29일, 문지영은 11월 24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리사이틀을 가진다. 남다른 인연을 가진 두 연주자를 19일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났다.

―부소니 하면 떠오르는 두 사람인데 친한 사이라 들었습니다.


박재홍=중학교 1학년 때인 2012년 독일 에틀링엔 국제청소년피아노콩쿠르에 나갔죠. 15세 이하 부문이었는데, 지영 누나가 먼저 20세 이하 부문에서 1등을 했어요. 제가 누나한테 찾아가서 제 연주를 들어달라고 했죠.

문지영=정말 매일같이 왔어요. 엄청나게 잘 쳐서 깜짝 놀랐어요.(웃음)

―서로를 어떤 피아니스트라고 생각하나요.

박=지영 누나 연주를 정말정말 좋아해요. 물아일체(物我一體)랄까, 뭔가를 더 하지도 덜 하지도 않고, 어쩌면 저렇게 섬세할 수 있을까 탄복하게 돼요. 다양한 팔레트의 색깔을 작위적이지 않게 표현하죠. 늘 응원하고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예요.

문=조금 오글거리네.(웃음) 재홍이는 어떤 표현으로 가둬놓기 힘든, 너무 좋은 피아니스트죠. 10년을 보아왔는데 신기할 정도로 순수한 열정과 호기심을 잃지 않아 왔어요. 대화를 해도 늘 음악 얘기가 90%죠. 진정한 예술가와 창작가들이 가졌을 법한 ‘빛’이 느껴져요.

―M클래식축제 프로그램에 둘 다 스크랴빈의 피아노 소나타 3번을 넣었습니다.

박=서로 치고 싶은 걸 노트에 적어보기로 했는데, ‘침통하게도’ 결국 겹치게 됐습니다.(웃음) 올해가 스크랴빈 탄생 150주년이어서 유자 왕이나 에릭 루 등 내한한 여러 피아니스트들도 이 곡을 연주하더군요. 저는 스크랴빈의 피아노 소나타 열 곡 중에 이 곡을 가장 좋아합니다. 이 곡은 마지막에 ‘상승’이 없습니다. 응어리 같은 게 계속 쌓이다가 그대로 갑자기 끝나버리죠. 해소하지 않고 돌을 툭 던지듯 마치는 게 매력입니다.

문=저도 스크랴빈을 기념해 집중해서 공부하려고 마음먹은 작품입니다. 제 경우엔 이번 리사이틀 전반부에 스크랴빈과 로베르트 슈만(1810∼1856)의 다른 곡들을 연주해요. 두 작곡가가 가진 음악적 언어와 표현 방식, 화성을 쓰는 방식, 제게 말을 걸어오는 게 뿌리가 같다고 느꼈습니다.

―연주하거나 연습할 때 외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요.

문=책 읽는 걸 좋아해요. 최근엔 영화도 종종 봅니다. 영화 ‘여인의 향기’를 봤는데 오랜만에 몰입해서 감상했습니다. 도시마다 미술관을 다니는 걸 좋아하고요.

박=요즘 집이 좋아졌습니다.(웃음) 책도 잔뜩 쌓아놓고 보고 있는데, 요즘엔 헤르만 헤세의 ‘크눌프’와 장 그르니에의 ‘섬’을 읽고 있어요. 체스도 즐겨서 스마트폰으로 두기도 하죠.

―앞으로 중요한 계획이 궁금합니다.

박=다음 달 10일 정명훈 지휘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차이콥스키 협주곡 1번을 협연합니다. 이후엔 영국 런던과 스위스 취리히,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리사이틀이 있습니다. 12월 졸업(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연주도 중요한 일정이죠.

문=지금 오스트리아 빈에 살고 있는데 다음 달부터 독일 베를린으로 옮깁니다. 바렌보임-사이드 아카데미에서 피아니스트 언드라시 시프의 지도를 받을 예정입니다. 설레고, 기대가 큽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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