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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공기관 내년 정원 감축… 경상비 10% 이상 삭감

입력 2022-07-30 03:00업데이트 2022-07-3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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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혁신 가이드라인’ 발표
추경호 “방만경영 용납 안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참석해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부터 공공기관 정원을 줄이고 올 하반기(7∼12월) 경상경비와 업무추진비를 10% 이상 삭감한다. 숙박시설 운영과 같이 민간과 경합하는 업무는 축소하고 불필요한 해외 사업이나 골프장·콘도 회원권 등은 매각한다.

정부는 29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 추 부총리는 “공공 부문이 솔선수범해 허리끈을 졸라매고 뼈를 깎는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며 “새 정부에서는 공공기관의 비효율과 방만경영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35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혁신 계획을 수립해 다음 달 말까지 제출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은 현원을 초과한 정원은 원칙적으로 줄여야 한다. 3월 말 현재 공공기관 정원은 44만8276명으로 현원(41만4610명)에 비해 3만3666명 많다.

또 과도한 간부직 비율을 줄이고 ‘부행장’ ‘부문장’ ‘본부장’ 등 비슷한 업무의 직위도 통폐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신규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정원을 감축하더라도 인위적인 조정보다는 퇴직이나 이직, 자연감소 등 단계적으로 축소해 신규 채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공기관은 올 하반기 관리비와 출장비 등 주요 경상경비와 업무추진비를 10% 이상씩 줄여야 한다. 내년 경상경비는 올해보다 3% 이상, 업무추진비는 10% 이상 감축하도록 했다. 다만 공공기관 혁신 과정에서 민영화 추진 계획은 없다고 정부는 강조했다.

공기관 골프-콘도 회원권 매각… ‘호화 논란’ 95곳 집무실 축소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文정부때 12만명-부채 84조 늘어”… 5년간 조직 비대화로 방만경영
교육비 등 과도한 복리후생 축소… 골프장-불필요한 해외사업 매각
공기관들 내달까지 혁신계획 제출… 정부, 경영평가-업무평가에 반영


정부가 29일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악화된 공공기관 방만경영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지난 5년간 공공기관 인력은 11만5000명 증가하고 부채 규모는 84조 원 증가하는 등 비대화에 따른 비효율이 누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체 수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공기업은 2017년 5개에서 지난해 18개로 대폭 늘었다.
○ 14년 만에 공공기관 정원 감축
정부는 내년 공공기관 정원을 원칙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정원 감축을 발표한 것은 2008년 이명박 정부가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을 발표한 이후 14년 만이다. 과도한 간부직 비율은 줄이고 기획·인사·홍보·경영평가 등 지원 인력은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지역본부 등 지방조직과 해외조직은 사업 성과와 서비스 수요를 입증하지 못하면 축소해야 한다. 정원 조정에 따라 초과된 현원은 자연감소를 통해 일정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과도한 복리후생도 손보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고교 무상교육이 실시됐는데도 일부 공공기관이 여전히 지급하고 있는 관련 교육비는 없애기로 했다. 해외 파견자에게 지급되는 과도한 자녀 학자금도 줄인다. 앞서 2019년 감사원은 한국석유공사가 기재부 지침을 어기고 2014∼2018년 영어권 파견자에게 총 11억5000만 원의 자녀 학자금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지침은 일반 공립학교를 보내도 되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에서 학자금 지원을 금지하고 있다. 또 불필요한 골프 및 콘도 회원권 등도 매각하기로 했다.

민간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는 축소한다. 예컨대 숙박시설 운영, 검사·인증사업, 지식재산 평가처럼 민간과 경합하는 공공기관 기능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골프장 운영이나 불필요한 해외사업도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가보훈처가 소유한 경기 용인시 88골프장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소유한 경기 광주시 뉴서울 골프장 등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인건비와 각종 경비도 줄인다. 공공기관은 불필요한 국내외 출장을 자제하고, 공공요금과 유류비 등을 줄여야 한다. 단순 홍보성 광고비와 기념품 제작 비용도 절감 대상이다. 이를 통해 올 하반기(7∼12월) 경상경비와 업무추진비의 10% 이상을 감축해야 한다. 또 2020년 노사가 합의했지만 실제 도입은 지지부진한 직무급제 확대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 차관실보다 넓은 기관장실 95곳
‘호화 청사’로 논란이 된 공공기관 청사와 기관장 집무실도 축소 대상이다. 1인당 업무면적을 기준(56.5m²·약 17평) 이하로 줄이고, 남는 사무실은 매각하거나 임대하기로 했다. 업무와 연관성이 낮은 축구장이나 수영장 등은 매각하거나 민간에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국가스공사는 실내 수영장과 잔디 축구장을, 한국도로공사는 배드민턴장을 각각 사옥 안에 만들어 논란이 됐다.

기관장 사무실 면적은 차관급(99m²) 이하로, 상임감사와 상임이사 등 임원진은 국가공무원 1급(50m²) 이하로 각각 줄여야 한다. 앞서 일부 공공기관장 집무실 크기가 143m²에 달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상대 기재부 2차관은 “기관장 기준 면적을 초과하는 기관은 95개, 임원 기준을 초과하는 기관은 106개 정도로 적은 수가 아니라는 것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각 공공기관은 혁신계획을 다음 달 말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어 각 소관 부처의 점검, 조정을 거쳐 기재부가 연말까지 공공기관별 혁신계획을 순차 확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계획 수립을 독려하기 위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부처별 정부업무평가에 혁신 노력을 반영할 예정이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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