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들의 대사가 정말 좋아서… “드라마 대본집 제발 팔아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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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대본 비교영상 SNS 활용, ‘그 해…’ 등 대본집 베스트셀러로
일부 출판사, 기획단계서 출간 준비… 관련 소장 굿즈 제작에도 적극 나서

“대본집 사고 싶다. 제발 팔아주세요.”

지난달 종영한 SBS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대본 비교영상(사진)에 지난해 12월 달린 댓글이다. 방송사는 드라마 장면 아래로 대본 자막이 흐르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학창시절 이별한 주인공 최웅(최우식)과 국연수(김다미)가 10년 만에 재회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6화 영상에 대한 시청자 관심이 특히 높았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9만 회를 넘었고 ‘대본집을 내달라’는 댓글이 달렸다. SBS 관계자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대사가 좋다는 시청자 반응이 많아 실제 대본과 비교한 영상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대본 비교영상에 대한 높은 호응은 출판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그 해 우리는’ 대본집 1·2권(김영사)은 예스24와 알라딘에서 1월 셋째 주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지난달 종영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대본집도 예스24와 알라딘에서 1월 넷째 주 기준 종합 베스트셀러 2, 8위에 각각 올랐다.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대본집 1·2는 지난해 10월 알라딘에서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 2위를 휩쓸었다. 2020년 발매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대본집은 예스24 소설·시·희곡 분야 7위에 올랐다. 9일 예스24에 따르면 지난해 1월∼올 1월 대본집 판매량은 2019년 1월∼2020년 1월에 비해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김유리 예스24 에세이·예술 MD는 “마니아층이 탄탄한 드라마는 팬들이 대본집을 2, 3권씩 중복 구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본집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일부 출판사는 드라마 기획 단계부터 방송사와 대본집 출간을 협의한다. 박은경 김영사 홍보팀장은 “‘그 해 우리는’ 제작 소식을 접하고 방송사에 대본집 출간을 먼저 제안했다”고 했다.

대본집이 인기를 끄는 건 드라마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다각적으로 감상하고자 하는 수요가 있어서다. 김상만 엘리 마케팅팀장은 “팬들이 대본과 실제 연기에서 달라진 대사는 무엇인지까지 비교해 본다”고 말했다. 박은경 팀장은 “드라마에서 생략된 서사를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아 대본집을 ‘무삭제 작가판’으로 내고 있다”고 했다.

출판사가 대본집을 펴내면서 관련 굿즈(상품) 제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옷소매 붉은 끝동’ 1·2를 낸 출판사 청어람은 드라마 장면을 담은 엽서집을 제작하고 있다. 박문수 청어람 실장은 “방송사가 이벤트를 통해 일반인에게 극소량 배포한 ‘캐릭터 엽서집 모음집’을 갖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 해당 엽서집 라이센스를 취득하여 대본집 한정수량 굿즈로 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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