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창업’으로 일자리 창출… 지역현안 해결하며 상생 이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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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다함께 미래로]〈2〉지역사회 기여
“대학의 인프라 활용하자”
“지역 눈높이 맞춰 문제 해결을…”

부경대의 수산생물질병 의뢰 및 분석 서비스에 참가한 학생들이 양식장에서 물고기 생육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충북대 생활과학대가 마련한 ‘지역 어린이 Art&Culture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아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 부경대·충북대 제공
부경대의 수산생물질병 의뢰 및 분석 서비스에 참가한 학생들이 양식장에서 물고기 생육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충북대 생활과학대가 마련한 ‘지역 어린이 Art&Culture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아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 부경대·충북대 제공
“‘옥수수 수제맥주’는 홉의 쌉쌀한 맛에 강원도 대표 농산물인 옥수수의 달콤함이 더해진 것이 특징입니다. 강원대 누룩연구소와의 협업 덕분에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수제 맥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강원 춘천시 우두동에 있는 수제맥주전문점 ‘감자아일랜드’. 강원대(총장 김헌영)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한 안홍준(14학번), 김규현 씨(13학번)가 공동대표인 이곳은 지난해 11월 1일 효모 균주를 활용해 만든 옥수수 함량 55%의 수제맥주 시음회를 열었다.

양조와는 거리가 먼 인문학을 전공한 안 대표 등이 독일의 맥주문화와 강원도의 특산물을 접목한 수제맥주사업에 뛰어들고, 점차 이름을 알리고 있는 데는 강원대가 설립한 누룩연구소의 도움이 컸다. 안 대표는 “사업 구상부터 창업, 제품 개발까지 대학의 지속적인 자문과 도움을 통해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지역 실정에 맞춘 창업 프로그램 인기
강원대처럼 전국의 많은 국립대들이 지역의 다양한 실정에 맞춰 ‘지역사회 기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학이 가진 인적·물적 자원을 지역이 필요로 하는 곳에 나누고, 맞춤형 프로그램도 개발해 운영하면서 지역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한경대(총장 이원희)가 운영 중인 ‘예비 창업농부 창농팜 치유업을 만나다’는 귀농·창농 등을 꿈꾸지만 농촌 정착에 대한 불확실성을 갖고 있거나 농촌에 기반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원스톱 시뮬레이션’을 제공한다.

창농 희망자가 사업화하고 싶은 작물을 직접 선택하면 165m² 규모의 시설하우스를 분양해준다. 이후 일대일 멘티·멘토 교육과 전문 농업인의 노하우 전수, 브랜딩·마케팅 등 사업화 컨설팅을 통한 판로 개척까지 도와주는 방식이다. 평택 OMG마켓(최린 대표), 화성 미래창의팜(여찬혁 대표), 광주 도담하다(유재은 대표) 등 이 과정을 거친 수강생 63명 중 30명이 실제 창업을 했고, 이들 가운데 단 한 명도 폐업하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한 조기홍 담당은 “2020년 정부혁신 교육 분야 10대 우수 사례 선정, 행정안전부 주관 정부혁신 100대 사례집 발간 등 우수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제주대(총장 송석언)는 고교생과 대학생의 취업 및 창업 역량을 높이는 데 눈을 돌렸다. 고교생들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지식재산 관련 분야 교수, 대학생 멘토를 연결시킨 멘토링 프로그램 ‘발명 창업 멘토링 캠프’가 그것이다. 지역 내 발명특성화고교와 연계해 연 2회 안팎의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한다. 이를 통해 제주 향토문화를 활용한 상표·디자인대회와 제주권역 대학창의발명대회에서 다수의 지식재산권을 따냈다. 이광수 서귀포산업과학고 교사는 “입시 위주가 아닌 흥미 위주의 활동을 중심으로 발명 또는 진로를 목표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남녀노소가 겪는 고민 함께 해결

국립대들은 지역의 남녀노소가 겪는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를 눈높이에 맞춰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충북대(총장 김수갑)는 삶의 질 향상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교육과 정보, 문화 서비스 수요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Life Solution Center’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역네트워크 △취약계층 Life PLUS △생활문화 혁신 △지역인재 양성 등 4개 분야의 수요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과 지역사회가 공존 공생하는 ‘지역 생활문화 생태계 조성’을 꾀하고 있다. 이 대학 이연지 담당은 “아동과 청소년, 고령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생활역량 강화교육, 멘토링 등 밀접 지원과 프로그램별 대상자 및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서울과학기술대(총장 이동훈)는 지역 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하는 민관산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교 내 플랫폼 ‘지역상생센터’는 소상공인 디자인 개발과 공릉동 경춘선숲길 활성화 UX(사용자 경험) 디자인 개발에 나섰다. 디자인과 창업 등을 전공한 학생들이 시장 상인들을 직접 찾아 브랜드 이미지를 반영한 안내판과 현수막을 만들고, 점포 컨설팅을 하고, 노원구 경춘선숲길 상권 활성화를 위해 디자인을 개발 중이다.

경상국립대(총장 권순기)는 지역에 산재한 선사·고대 문화재를 지역과 공유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와 첨단기법을 활용한 전시회를 꾸준히 열었다.

부경대(총장 장영수)는 부산경남 지역 양식어가와 대학의 기술과 지식을 공유하는 ‘양식어가 대상 수산생물질병 의뢰 및 분석서비스 제공’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양식어가에 발생한 기생충, 세균을 포함한 질병이 발병한 병어들을 육안으로 관찰하고, 해부를 통해 강의로 배웠던 임상증상들이 각 장기에 나타났는지 현장 경험을 할 수 있다. 수산생명의학과 김대열 씨는 “수산물이 식탁으로 오르기까지의 과정들을 자세하게 알지 못했는데, 식탁에 오르기까지 많은 전문적인 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라며 “취업에 대한 정보가 한정된 상황에서 경험을 통해 질병을 진단하는 수산질병관리사에 다시금 매료됐고 후배들에게 경험을 바탕으로 이끌어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남대(총장 정성택)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이들을 위해 농업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농업박람회, 농업체험학습, 텃밭·주말농장 가꾸기, 귀농 귀촌 영농기술 교육, 숲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코로나19로 겪는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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