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조난 바이든 구해준 아프간 통역사… “대통령님, 저와 가족을 구해주세요” SOS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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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의원 시절 아프간서 눈폭풍
통역사, 산악지역 뒤져 어렵게 구조
최근 탈출 실패뒤 언론 통해 메시지
백악관 “당신 공로 존중… 구출할것”

조난 당시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2008년 2월 아프가니스탄 방문 당시 탔던 헬기가 
비상 착륙했다가 구조된 뒤 척 헤이글(왼쪽), 존 케리(오른쪽) 의원 등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당시 미군 통역사로 근무했던 
모하메드(사진에는 없음)는 구조 작업에 참여했다. 사진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조난 당시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2008년 2월 아프가니스탄 방문 당시 탔던 헬기가 비상 착륙했다가 구조된 뒤 척 헤이글(왼쪽), 존 케리(오른쪽) 의원 등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당시 미군 통역사로 근무했던 모하메드(사진에는 없음)는 구조 작업에 참여했다. 사진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13년 전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다가 조난당했을 때 그를 구했던 아프간인 통역사가 끝내 아프간을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역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자신과 가족을 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08년 2월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을 태운 헬기가 아프간 산악지역에서 눈폭풍을 만나 비상 착륙했다. 미군 통역사였던 모하메드는 구조팀에 합류해 군용차량에 몸을 싣고 수 시간을 달려 이들을 구조했다. 당시 36세였던 모하메드는 미군과 약 100차례 전투에 동행하는 등 희생정신이 남달라 미군들도 그를 각별히 신뢰했다고 한다.

모하메드는 올 6월 미국에 특별 이민 비자를 신청했지만 그가 일하던 방위산업체에서 필요한 서류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신청 절차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 지난달 15일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장악하자 모하메드는 아내와 네 자녀를 데리고 공항으로 갔다. 하지만 자신은 출국할 수 있어도 가족은 안 된다는 미군의 말을 듣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아프간 탈출에 실패한 모하메드는 지난달 30일 WSJ를 통해 “안녕하세요, 바이든 대통령님. 저와 가족을 구해주세요. 여기 있는 나를 잊지 말아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현재 그는 가족들과 함께 탈레반을 피해 은신해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서 있었던 조난 사고 경험을 자주 언급한 바 있다.

2008년 아프간에서 모하메드와 함께 일했던 육군 참전용사 숀 오브라이언은 “단 한 명의 아프간인만 도울 수 있다면 그를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WSJ 기자가 낭독한 모하메드의 메시지를 듣고 “우리 편에서 20년 동안 싸워주고, 눈폭풍에서 사람들을 구해준 것 등 모든 노고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당신을 구출할 것이고 당신의 공로를 존중할 것”이라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조난 바이든#아프간 통역사#아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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