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셔먼 ‘北 해킹 돕지 말라’ 경고에… 왕이 ‘3대 마지노선’으로 맞불

신진우 기자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입력 2021-07-28 03:00수정 2021-07-28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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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고위급 또 날선 공방
訪中 셔먼, 北인권 등 우려 거론…대북제재 완화 관련 언급은 없어
왕이, 사회주의 전복행위 금지 등 방어적 입장 벗어나 요구 조건 제시
‘北 문제 해결’ 협력엔 공감대
셔먼-왕이, 긴장 팽팽 미국 국무부 웬디 셔먼 부장관(왼쪽)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26일 중국 톈진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셔먼 부장관은 홍콩 등지에서 중국의 인권탄압에 대한 우려를 표했고, 왕 부장은 “중국특색 사회주의를 전복시키려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맞섰다. 톈진=AP 뉴시스
중국을 방문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중국 측에 북한의 인권 및 사이버 범죄를 꺼내들었다.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을 통해 북한의 인권 문제와 해킹 등 사이버 범죄에 대한 백악관의 우려를 전달한 것. 미중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상시 협력, 소통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홍콩과 대만 문제 등에 대해 중국은 ‘국무부 2인자’인 셔먼 부장관에게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 美, 北 인권 문제·사이버 공격 우려 전달


2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셔먼 부장관은 전날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 등 중국 관리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했다. 셔먼 부장관은 특히 인권 문제를 주요 의제로 꺼내들었다.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미중이 함께 나서 해결하자고 주문한 것. 북한 전문가로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셔먼 부장관은 평소 북한 인권 문제를 자주 지적해 왔다. 2015년 국무부 정무차관 재직 시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외교관의 탈을 쓴 악녀” “노망기에 들어 황천길을 재촉한다”는 등 원색적 비판을 받기도 했다.

셔먼 부장관은 인권 문제와 함께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우려도 중국 측에 전달했다. 미 정부는 북한의 해킹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짐에 따라 최근 대북 감시 수위를 높이는 등 맞대응에 나선 상태다. 셔먼 부장관 역시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북한의 최우군인 중국을 향해 사이버 공격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중국을 향해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북한을 돕지 말라는 경고장도 동시에 날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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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셔먼 부장관은 북한 문제의 경우 미중의 이해관계가 겹치는 부분이 있는 만큼 “미중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협력 가능한 외교적 사안을 중심으로 자주 소통하자고 제의한 것. 중국 정부 역시 이에 원론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중은 각종 북한 관련 현안의 구체적인 접근법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주요 관심사인 대북제재 완화 역시 이번 협상 테이블에는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中, 美에 ‘3대 마지노선’ 꺼내 들어 경고


미중은 북한 문제 등 몇 가지 협력 가능한 분야를 제외하곤 대체로 팽팽하게 맞섰다. 2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셔먼 부장관에게 양국 간 갈등 해결을 위해 미국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세 가지로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전복시키려는 행위 △중국의 발전을 방해하는 행위 △중국의 주권이나 영토 보전을 침해하는 행위를 제시했다. 미국이 이 세 가지를 하지 말아야 양국 관계 개선을 생각해 보겠다는 것이 중국의 주장이다. 방어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중국이 먼저 미국이 넘지 말아야 할 마지노선을 제시하고 나선 것.

특히 왕 부장은 대만 문제를 강조하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은 아직 통일되지 않았지만 대만이 중국 영토라는 기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만약 (미국이) 대만 독립을 시도할 경우 중국은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권리가 있다”고 엄포를 놨다.

왕 부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중국 매체들은 “과거 미국이 요구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중국이 검토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외교 방식을 보여줬다”며 “미국을 상대로 강하게 접근하면서 할 말은 다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추시보는 “중국이 전달한 조건들이 전제되지 않으면 양국 관계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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