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올림픽 개회식 저질 방송으로 나라 망신 시킨 MBC

동아일보 입력 2021-07-26 00:00수정 2021-07-2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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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중계 화면 캡처
MBC가 23일 2020 도쿄 올림픽 개회식 방송에서 참가국을 비하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내보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MBC는 방송 말미에 “일부 국가 소개에서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이 사용됐다”며 사과한 데 이어 다음 날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영국의 가디언이 “모욕적 이미지 사용”이라고 비판하는 등 해외 언론들이 잇달아 보도하면서 국제적인 망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MBC의 개회식 방송은 참사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옛 소련 연방 시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진을 쓰고, 아이티 선수단을 소개하면서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란 자막을 달았다. 오류도 많았다. 칠레를 소개할 땐 엉뚱하게도 스페인에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로 익숙한 나라”라고 했다.

세계적인 스포츠 제전인 올림픽 개막식은 다양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 자칭 ‘공영방송’이 세계 각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정보를 제공하기는커녕 루마니아 소개 화면에 드라큘라 사진을 올리는 수준의 내용을 내보낸 것은 다른 나라에 대한 결례이자 나라 망신이다. 제작진의 지적 수준도 문제지만 이런 황당한 내용을 걸러내지 못한 내부 제작 시스템은 더욱 심각하다.

MBC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차드를 ‘아프리카의 죽은 심장’으로 표현하는 등 특정 국가를 비하하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방송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땐 “아프리카 선수들은 눈이라고는 구경도 못 해봤을 것”이라는 진행자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비슷한 방송 참사가 올림픽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유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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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사과문에서 철저한 조사와 엄격한 후속 조치를 공언했다. 이번에도 꼬리 자르기식 책임 묻기로 적당히 넘어가려 한다면, 이는 시청자를 우롱하는 처사이며 해당 국가엔 두 번 결례를 범하는 일이 된다. 방심위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엄정한 심의와 행정조치로 국격을 먹칠한 방송 참사에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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