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취임 열 달 동안 6번 고개 숙인 서욱, 국방장관 자격 있나

동아일보 입력 2021-07-21 00:00수정 2021-07-21 09:29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서욱 국방부 장관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청해부대 34진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국방부 제공
아덴만 해역에 파병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 승조원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참사에 대해 서욱 국방부 장관이 어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해외에서 작전 중이던 부대가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채 전원 철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문재인 대통령이 “군의 안이한 대처”를 질책하고 나서야 뒤늦게 사과를 한 것이다.

청해부대 방역 참사는 단순히 안이한 대처나 좀 더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차원을 넘어 우리 군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한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 일선 부대로 이어지는 군의 지휘체계와 기강이 허물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 장관의 사과는 지난해 9월 취임 후 여섯 번째다. 10개월 동안 서해 공무원 북한 피격 사망을 시작으로 북한 주민 숙박 귀순, 코로나 격리 병사 부실급식, 공군 여중사 성추행 사망 및 장성 성추행 등 숱한 사건이 발생했다. 작전 실패, 경계 실패, 배식 실패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럴 때마다 대충 사과로 넘어오곤 했으니 군의 기강이 해이해진 것은 당연하다. 청해부대 방역 실패는 그 결정판이다. 군 전반에 “설마 뭔 일 있겠어” 하는 안일주의가 만연하니 이런 일이 곳곳에서 터지는 것 아닌가.

국방부는 그동안 “백신 접종은 불가했다”며 변명으로 일관해 왔다. 전형적인 책임 회피 태도였다. 서 장관은 뒤늦게 “백신 접종 노력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했지만 뭘 어떻게 잘못했다는 건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일단 쏟아지는 비판을 피하고 보자는 심산 아닌지 의심이 든다.

관련기사
국제적 망신으로 기록될 이번 사건의 사후 처리는 엄정해야 한다. 대통령은 질책하고 장관은 적당히 책임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것으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서 장관의 리더십은 바닥에 떨어졌다. 일이 터질 때마다 대통령 눈치를 보며 사과만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사과 장관’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쯤 되면 국방장관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청해부대#코로나19 집단감염#서울 국방부 장관#사과 장관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