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운동 음악 제한하는 코로나 시대, 관람객 걷는 속도에 맞는 K팝 들려줘

용인=김태언 기자 입력 2021-07-19 03:00수정 2021-07-1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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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아트센터 ‘오픈코드’展
‘비트스텝’ 선보인 배인숙
“미술관 관객과 교감 중요”
걷는 속도에 맞춰 음악이 나오는 ‘비트스텝’을 체험하는 관람객 앞에 선 배인숙 작가. 이 작품은 보름간 1051회 시행됐고 가장 자주 나온 곡은 빠르기가 100∼110bpm이었다. 용인=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15일 경기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 한가로운 전시장 한편에서 트와이스의 ‘OOH-AHH하게’가 흘러나왔다. 가요가 나오는 곳에는 4m가량의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었다. 기자가 평소 산책하듯 걷자 노래가 아이유, 울랄라세션의 ‘애타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큐레이터는 “걷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작품은 1일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시작한 13팀의 기획 전시 ‘오픈코드, 공유지 연결망’에서 선보인 배인숙 작가(46)의 신작 ‘비트스텝’이다. 관람객의 걷기 속도와 어울리는 bpm값(분당 비트수)을 추출한 뒤 그에 맞는 K팝 댄스곡을 자동으로 틀어주는 작품이다. ‘애타는 마음’은 155bpm. 아까보다 조금 힘을 빼고 걷자 방탄소년단의 ‘Dynamite’(114bpm)가, 잰걸음으로 걷자 트와이스의 ‘CHEER UP’(173bpm)이 나왔다.

15일 만난 배 작가는 “팬데믹이 이어지면서 마음 놓고 산책하거나 야외 활동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대중음악을 좋아하는데, 걷기와 음악 모두 속도가 다양하다는 점에 착안해 제한된 곳에서라도 움직여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비트스텝에 포함된 곡은 75∼173bpm의 K팝 댄스곡 100곡이다. 지난주 실내 단체운동(GX) 시 틀 수 있는 음악속도를 100∼120bpm으로 제한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시행된 후 그는 지인에게 연락을 왕왕 받았다고 했다. 작품이 시의적절하다는 반응이었다. 비트스텝에 포함된 곡 중 120bpm 이하는 37곡이다. 관람객의 관심도 높아 1일부터 15일까지 이 작품은 총 1051회 시행됐다.

홍대 인디밴드에서 3년간 활동한 그는 동국대 영상대학원 컴퓨터음악 석사, 네덜란드 헤이그왕립음악원 소놀로지(전자음악) 코스를 밟았고,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배 작가는 “각기 다른 사람들로 인해 똑같은 소리도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어 관객과 교감하는 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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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는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이 많다. 거울 앞에 선 관람객을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함으로써 인공지능(AI)에게 사람은 코드로 인식된다는 점을 알려주는 독일 베른트 린터만, 페터 바이벨 작가의 ‘당신의 코드’가 대표적이다. 10월 24일까지. 무료.

용인=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백남준아트센터#배인숙 작가#비트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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