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손가락 없는 김홍빈, 히말라야 14좌 완등

이원홍 전문기자 입력 2021-07-19 03:00수정 2021-07-19 03:03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해발 8047m 브로드피크 등정 성공
15년 걸쳐 ‘장애인 세계 최초’ 위업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에 용기되길”
열 손가락이 없는 산악인 김홍빈 씨가 18일 브로드피크(해발 8047m)에 오르며 장애인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30일 캠프1(5600m)에서 김 씨의 모습. 사진 출처 김홍빈 씨 페이스북
열 손가락이 없는 산악인 김홍빈 씨(57)가 18일 브로드피크(해발 8047m) 정상에 올라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4개에 모두 올랐다.

김 씨는 류재강 정우연 정득채 대원 등과 함께 등반대를 결성한 후 6월 14일 파키스탄으로 출국해 6월 28일 베이스캠프를 꾸렸다.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김 씨는 당초 17일 정상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현지 상황으로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 시간) 정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브로드피크는 파키스탄과 중국 국경지대에 있는 산으로 세계에서 12번째로 높다. 김 씨는 2006년 가셔브룸 2봉(8035m)을 시작으로 15년에 걸쳐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에 모두 올랐다.

김 씨는 출국 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많은 국민이 힘들다. 힘들 때는 저를 생각해 달라”며 역경을 이겨낸 자신의 삶이 많은 이들에게 작은 용기라도 줄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번 등반을 준비하던 중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까다로워진 방역 절차로 출입국 과정에서 힘이 들었고 현지에서 셰르파를 고용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강한 의지로 극복했다.

김 씨는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 등반 중 조난을 당해 동상에 걸렸고 7번 수술을 했으나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다. 손끝에 힘을 주고 암벽을 올라야 하는 등반가로서의 활동은 포기하다시피 했다. 여러 직업을 구해 보았으나 결국 등반가로서의 꿈과 열정을 다시 확인한 그는 재기를 결심하고 하체 근력 강화에 집중했다. 손힘을 덜 쓰더라도 하체 힘을 더 길러 추진력을 얻고자 했다. 이를 위해 스키와 사이클 훈련에 집중했다. 그는 1999년 장애인스키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겨울 패럴림픽에도 참가했다. 국가대표는 2006년 은퇴했지만 2013년 전국 장애인 겨울체육대회에서 회전, 대회전, 콤바인 3관왕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 2관왕을 차지하는 등 꾸준한 활약을 이어왔다. 전국 장애인 도로 사이클 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입상했다.

주요기사
등반가로서 7대륙 최고봉 등정을 1차 목표로 삼은 그는 1997년 유럽 엘브루스(5642m)를 시작으로 2009년 남극의 빈슨매시프(4897m)까지 12년에 걸쳐 목표를 달성했다. 7대륙 최고봉 등정 과정에서 2007년 아시아 최고봉이자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에 올랐던 그는 기회가 생길 때마다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에 올랐고 2019년 가셔브룸 1봉(8068m)에 올라 8000m급 봉우리 13개에 올랐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산악인#김홍빈#히말라야 14좌 완등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