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치료법 개발 총력… 희귀 난치암 환자 생존율 높일 것”

홍은심 기자 입력 2021-07-07 03:00수정 2021-07-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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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국립암센터 연구소장 인터뷰
김영우 국립암센터 연구소장.
국립암센터가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국립암센터는 연구소, 부속병원, 국가암관리사업본부, 국제암대학원대학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긴밀하게 협력하는 암전문기관이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을 중심으로 11개 질환별 진료센터와 4개 기능별 진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수립한 국가암관리 종합 계획에 따라 암 관련 사업을 추진하며 국가 주도의 계획과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국가 암 선도기관으로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국립암센터는 새로운 암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항암제 표적 발굴을 위한 암 발생의 기전을 연구하며 암 진료 기술과 의료기기 개발 연구, 이행성 연구에 역점을 두고 있다.

김영우 국립암센터 연구소장을 만나 그간의 실적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홍은심 의학기자(이하 홍 기자)=국립암센터 연구소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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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국립암센터 연구소장(이하 김 연구소장)=국립암센터 연구소는 2001년에 개소해 2005년 일산에 연구동 개관을 시작으로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했다. 종양은행, ABSL2 수준의 실험동물실, 생물의약품 생산실, 고성능 현미경실, FACS 분석실, 단백체·유전체 분석실, 생물정보분석실, 생물통계분석실을 포함한 암 연구 자원과 설비시설을 갖췄고 2019년부터는 개방형 암연구플랫폼으로 암연구코어센터를 발족해 국내 암 연구 시설과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연구소는 암의 기초 실용화 연구와 중개연구, 임상연구를 통해 한국인의 주요 암 발생률과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설립됐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암 예방, 발암 원인 규명, 조기 진단, 혁신적 치료법, 치료 후 케어 등 전주기적인 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홍 기자=연구소에서 국가 연구사업들도 진행하고 있다는데….

▽김 연구소장=국립암센터는 크게 세 가지 국가 암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1년부터 기관 고유 연구사업으로 시작한 공익적암연구사업은 국립암센터 중장기발전 계획에 따라 내부 연구자 중심의 공익적 암 융합연구, 기반연구, 전주기적 암 관리와 정책 연구를 지원하고 개방형 암 연구 인프라를 구축했다. 1996년 시작한 암정복추진개발사업은 국립암센터 외부의 암연구자들을 위해 국내 산·학·연 우수 암 연구자와 지역암센터를 지원해 다기관 암 임상연구, 암 중개연구, 암 예방관리 연구 등을 했다.

국립암센터 연구소 고유의 사업은 아니지만 국립암센터가 추진해 10년간 수행한 항암신약개발사업은 항암 신약 개발의 좋은 모델이 된 사업이다. 암 기초 연구 결과물을 비임상, 초기 임상 단계까지 개발해 국내 항암 신약 개발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자 했다.

공익적암연구비는 2007년 100억 원에서 증가 폭은 크지 않았지만 연구비 대비 정량적 성과 현황은 SCI급 논문 수와 IF 합 모두에서 가파르게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은 연구비가 늘지 않아 연구 성과의 증가 추세가 확연히 둔화됐다.

▽홍 기자=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들이 있었나.

▽김 연구소장=국립암센터 연구소의 연구 성과는 국가 연구개발(R&D)과 보건의료분야 유사 R&D 대비 높은 수준의 질적, 양적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논문 성과의 예를 들면 지난 10년간 ‘위암 예방을 위한 헬리코박터 치료연구’ 등 5건이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됐다. 특히 최일주 박사는 헬리코박터와 위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위암환자 가족에서 헬리코박터 제균의 위암 예방 효과를 세계 최초로 확인해 2018년과 2021년 NEJM에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위암 제어를 위한 헬리코박터 제균에 대한 전 세계 진료 지침에 반영될 의미 있는 연구결과다.

나는 ‘주사용 철분 제제 페릭 카르복시 말토스의 수술 후 급성 빈혈 치료 효과’를 7년에 걸쳐 임상 연구해 JAMA(미국의사협회지)에 발표했다. 오재환 박사는 세계 최초로 진행성 직장암 치료에서 복강경 수술의 종양학적 안전성과 유용성을 입증했다. 박중원 박사, 김태현 박사, 고영환 박사 팀은 간세포암종에서 양성자 치료 효과를 세계 최초로 입증하기도 했다. 이 연구들은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지원 없이는 나올 수 없다. 국립암센터의 역할과 장점이 잘 드러난 성과다.

기초 연구에서 발견된 지식을 효과적으로 실용화하는 중개 실용화 연구로 특허 출원과 등록이 꾸준하게 증가했다. 일부는 기술 이전과 창업으로 이어졌다. 현재까지 공익적암연구사업 성과의 기술 이전이 349억9000만 원,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 31억8000만 원으로 총 381억7000만 원의 기술 이전이 이뤄졌다.

6년간 공익적암연구사업을 수행하며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창업도 활성화됐다. 암 진단과 암 치료 관련 6개의 바이오벤처가 설립됐다.

국립암센터가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국립암센터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생하는 암을 중심으로 질환별 진료센터를 운영하는 암전문기관이다. 또한 새로운 암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암 발생 기전을 연구하며 암 진료 기술, 의료기기 개발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국립암센터 제공
▽홍 기자=국립암센터는 공공의료기관이다. 다른 기관, 지역과 연구협력도 이뤄지고 있나.

▽김 연구소장=외부기관, 지역과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국립암센터 연구소는 고유의 연구 능력과 자원을 다른 기관 연구소와 융합을 통해 진행한다. 예를 들면 한국화학연구원과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융합연구로 항암제 후보를 발굴해 특허 출원과 등록을 했다.

공공기관으로서 인재 양성에도 힘 쏟고 있다. 암 연구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국내 유수대학들과 연계한 학연 과정을 개설해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원들에게 석·박사 학위 취득의 기회를 제공한다. 10년간 59명의 암 연구 전문가를 배출했으며 대학 3, 4 학년을 대상으로 여름 학생인턴(연구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10년간 258명이 수료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유학을 갔다. 일부는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 기자=국립암센터가 개소한 지 20년이 됐다. 연구소장으로 국립암센터 연구소가 향후 가야 할 방향과 역할에도 고심이 많겠다.

▽김 연구소장=연구소가 성장하면서 전문성, 인력, 네트워크를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국립암센터가 국가 암연구를 선도할 시기다. 국립암센터 연구소가 역할과 책임을 성실히 수행해 국민이 암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암 관리법에 따르면 국립암센터는 암의 예방과 진료 및 연구 등에 관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하고 시행해 암으로 인한 개인의 고통과 피해, 사회적 부담을 줄이고 국민건강증진에 이바지해야 한다. 국립암센터 연구소는 소외될 수 있는 희귀·난치암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해 암 생존율과 암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국가 암연구사업 중장기 계획을 암 극복 국민희망 프로젝트로 정하고 이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암 예방과 신항암진단치료기술 개발을 목표로 했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국립암센터 연구소의 암 연구 거버넌스와 범부처의 유기적 협력, 산·학·연·병의 융합과 협력 연구가 필수적이다.

▽홍 기자=암 치료에 신약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김 연구소장=대부분의 신약이 미국과 유럽에서 개발되고 있다. 신약 개발은 기초연구부터 약 개발에 필요한 바이오 기술뿐 아니라 임상시험 능력이 중요하다. 요즘은 빅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 기술도 신약 개발에 응용된다. 우리나라는 바이오 기술에서 미국과의 격차가 상당히 있었지만 그 격차가 계속 좁혀지고 있다. 체계적인 임상시험 네트워크와 지원 시스템을 갖춰 임상시험 역량을 결집시킨다면 신약 개발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현재는 바이오벤처 회사들이 약효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검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국가적 차원에서 희귀 난치암환자들과 새로운 치료법 개발 연구를 연결하는 신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국가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홍 기자=이렇게 힘든 연구개발에 꼭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는….

▽김 연구소장=예를 들어 위암은 우리나라에 많은데 미국과 유럽에는 드물다. 그들이 위암 치료제를 열심히 개발할까. 또 양쪽에 모두 흔한 폐암이라도 그들과 한국인은 유전적 특징이 달라 우리에게 맞는 치료제가 필요하다. 유전형에 따른 개인형 맞춤 치료가 대세인 시대다. 결국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 이는 국력과 연관된 것이다. 무엇보다 ‘항암신약 주권’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수입 약은 고가다. 이대로 가다간 의료재정이 바닥나고 국민건강보험이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우리가 새로운 항암치료법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또 새로운 암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은 미래 가장 중요한 산업과도 연결되는 문제라고 믿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희귀 난치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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