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소급적용 뺀 손실보상법 단독처리… 野 “소급없인 추경도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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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요구한 ‘소급’ 조항은 포함 안돼… 與, 이달 임시국회 열어 처리 방침
“내달중 2차 추경 통과” 속도전… 국민의힘 “소상공인 고통 외면”
여야 팽팽한 대치 정국 이어질 듯

더불어민주당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통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소급 적용’ 없는 손실보상법을 처리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6월 국회에서 추경과 손실보상법 등을 둘러싼 여야 대치 전선은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 與, 2차 추경 속도전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추가 세수 재원을 활용한) ‘빚 없는 2차 추경’을 통해 소상공인의 코로나 피해 회복을 돕고, 하루라도 빨리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해드릴 수 있도록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박완주 정책위의장도 이날 “2차 추경은 국채 발행 없이도, 빚을 지지 않고도 가능한데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정의 역할을 확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 손실보상법을 처리하고 7월에 추경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소위에서 ‘소급 적용’ 조항이 담기지 않은 손실보상법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소급 보상을 할 경우 추계 기간이 길어지고 보상금액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 대신 법 공포 이전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을 법안에 명시했다.

산자위 중기소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논의의 중요한 시기마다 소급 적용 명시만 주장하며 본질을 흐리고, 소상공인 지원 문제를 정쟁으로 변질시키는 데 급급했다”며 단독 처리의 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인한 피해는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었고, 돈 몇 푼 쥐여주고 생색내려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년간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이 계속되면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엄청난 손실과 빚을 떠안게 됐는데 정부 말을 믿은 게 죄가 됐다”면서 “민주당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통을 외면한 대가를 분명히 치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 여야 대치 전선 확대
민주당이 당장 손실보상법 처리를 밀어붙이면서 6월 국회에서 여야 대치 전선은 전방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도 과거 소급 적용을 계속 주장해왔다”며 상임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에서 반대 입장을 이어갈 방침이다.

민주당이 6월 국회에서 손실보상법을 단독으로 처리할 경우 7월 추경 처리도 난항이 예상된다. 추가 세수 대부분을 추경으로 편성하려는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일부를 국채 상환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두 달째 공석인 법사위원장 역시 단독 선출하는 한이 있더라도 다음 달부터는 법사위를 정상화할 것이기 때문에 7월부터 정국이 급속하게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은 재난지원금 등 세금을 퍼주는 게 표심 잡기에 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손실보상법 소급 적용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경안 처리도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야 대치가 지속된다면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전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제안한 남북공동선언 국회 비준 동의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국회의원 180명은 17일 기자회견까지 열어 “정부안이 제출되는 즉시 국회 절차를 밟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국회 외교통일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성명을 통해 “1년 전 오늘, 세금 280억 원이 투입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북한에 의해 일방적으로 폭파됐다”며 “민주당은 국민이 결코 수용할 수 없는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며 반발했다.

박민우 minwoo@donga.com·윤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손실보상법#추경#임시국회#국민의힘#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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