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쓰레기’ 화장품 용기, 수거·리필 활성화해야”

  • 뉴시스
  • 입력 2021년 6월 9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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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노웅래 의원 공동주최 토론회
화장품산업, 1년에 11% 성장…용기 90% 재활용 안돼
"포장재 단일·단순화 추구해야…클린뷰티 인식 확산"
화장품 별도 EPR 도입·친환경재질 연구…역회수 고려

이른바 ‘예쁜 쓰레기’로 불리는 화장품 포장재·용기를 줄이려면 리필·회수 문화를 확산하고, 친환경 재질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재활용 전문가들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화장품 포장재 재활용,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환경부와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90%가량이 재활용되지 못하는 화장품 용기 실태를 살펴보고 근본적인 재활용 개선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마련됐다.

축사에 나선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화장품 내용물이 가진 가치가 포장지에서도 발현된다면 ‘화장품 어택’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각자 해야 할 역할을 명확하게 규정짓고, 최대한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화장품 산업은 연평균 11% 이상 성장해 지난 2019년 기준 시장 규모는 세계 8위인 16조263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화장품 포장재 재활용 실적은 처참하다. 생산자책임재활용(EPR) 분담금 대상 전체 포장재 중 화장품 포장재는 3.6%에 불과하지만, 90%는 재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복잡한 구조로 이뤄진 용기에 다양한 첨가제가 사용되고, 화장품 내용물이 묻어 있어 재활용이 힘들다.

정부에선 지난 2019년 12월 재활용 난이도에 따라 등급별로 나누고 이를 표기하도록 한 ‘자원재활용법’을 시행했다. 그러나 ‘재활용 어려움’ 등급 포장재에 EPR 분담금을 20% 할증하도록 한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표시 및 분리배출 표시에 관한 고시’에서 화장품 포장재가 제외됐다. 화장품 업계를 대상으로 한 시행은 5년간 유예하되, 업계는 포장재 10%를 자발적으로 회수하기로 했다.

이동학 쓰레기센터 대표는 “화장품 포장재를 단일·단순화하고 재활용만 강조하면 브랜드 이미지와 해외 경쟁력이 타격을 입고 또 다른 투자가 필요해 업계에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친환경을 강조하는 ‘클린 뷰티’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동학 대표는 개선안으로 ▲화장품 용기 소재 연구·개발 지원 활성화 ▲소비자 리필 참여 유도 ▲화장품 별도 EPR 제도 도입 ▲견본품 생산 제한 또는 친환경 용기 사용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보건복지부 K-뷰티 육성방안 등으로 화장품 생산-유통-판매 부문은 원가 절감 등 혁신을 이뤘지만, 폐기 단계는 혁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용기 소재를 단일·단순화하고 리필을 활성화할 수 있는 연구 용역에 집중해야 한다”며 “리필과 회수가 전국으로 확산해야 한다. TV 프로그램, 만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산업 부문에서 화장품만 따로 떼 화장품만의 EPR을 만들어보면 좋을 것”이라며 “견본품보다는 쿠폰을 제공하거나 친환경 용기 사용을 유도하는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연정 서울대 그린에코공학연구소 선임연구원도 “화장품 포장재 등급을 ‘어려움’으로 표시를 의무화하는 것도 좋지만, 역회수 부분도 확대 여지가 있다”며 “화장품 포장재 매립과 EPR 분담금 납부에 드는 비용을 역회수에 투자한다면 해결할 수 있다. 등급표시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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