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택시기사 딸 계좌로 1000만원 보내

유원모 기자 , 이소연 기자 입력 2021-06-03 03:00수정 2021-06-0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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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이틀 뒤 합의금 명목 전달
경찰 “폭행 영상 삭제 대가성”… 증거인멸교사 혐의 檢송치 예정
기사 “이용구, 뒷문열고 깨우는 과정서 멱살 잡힌 걸로 해달라고 요청”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해 11월 택시기사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뒤 합의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택시기사 S 씨 측에 건넨 것으로 2일 밝혀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은 S 씨를 조사하며 이 차관으로부터 지난해 11월 8일 합의금 1000만 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이 차관이 1000만 원을 S 씨의 딸 명의 계좌로 송금한 내역 등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이 차관이 S 씨의 계좌가 아닌 가족 명의의 계좌를 이용한 것을 두고 보안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S 씨는 지난해 11월 6일 오후 11시 30분경 서울 서초구 이 차관의 자택 근처에서 폭행을 당한 뒤 다음 날인 7일 한 블랙박스 업체에서 전용 뷰어를 통해 재생된 폭행 영상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해 이를 이 차관에게 전송했다. 이 차관은 다음 날인 8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S 씨를 만나 “동영상을 삭제해 줄 수 있냐”며 합의금을 낼 의사를 내비쳤다. S 씨는 또 “이 차관이 ‘기사님이 내려서 뒤에 문을 열어 갖고 날 깨우는 과정에서 내가 멱살잡은 걸로 하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운전 중에 S 씨가 폭행을 당했다면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처벌받지만 택시가 정지한 상태에서 폭행을 한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형사처벌할 수 없는 형법상 일반 폭행죄 적용을 받는다. 이에 S 씨는 “지울 필요가 있느냐. 다른 곳에 안 보내면 되지 않느냐”고 답했다고 한다. S 씨는 이 차관과의 합의 후에 폭행 영상을 삭제했지만 지인 2명에게 폭행 영상을 보냈다.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한 S 씨를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 삭제를 요구한 이 차관이 S 씨에게 준 돈은 단순 합의금을 넘어 폭행 영상 삭제에 대한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이 차관에게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S 씨가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주자 “다시 조사해야 되나” “내가 안 본 걸로 할게요” 등의 얘기를 한 경찰 등 서울 서초경찰서 관계자 3명도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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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모 onemore@donga.com·이소연 기자
#이용구#택시기사#합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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