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운동가 “자백 강요받아” 법정서 자해

이은택 기자 입력 2021-06-03 03:00수정 2021-06-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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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셴코 반대시위 주도하다 구금
“유죄 인정 안하면 가족-이웃 기소”
당국 협박 폭로 뒤 펜으로 목 찔러
1일 재판 도중 자신의 목을 찌른 스테판 라티포브가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민스크=AP 뉴시스
‘유럽 최후의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67)이 1994년부터 27년간 철권통치 중인 벨라루스에서 야권 인사의 수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루카셴코의 연임이 확정된 지난해 8월 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비판한 뒤 같은 해 9월 구금된 시민운동가 스테판 라티포브는 1일 재판에서 “수사 과정에서 자백을 강요받았다”며 목을 찔러 자해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라티포브는 이날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재판 도중 의자 위에 올라가 “수사관들이 ‘유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가족과 이웃을 상대로 형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압박했다”고 소리쳤다. 그는 서류 사이에 끼워져 있던 펜을 꺼내 목을 찔렀다. 피를 흘린 채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 갔다. 라티포브의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대결했고 이후 신변의 위협을 느껴 이웃 리투아니아로 망명한 야당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고문과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반정부 언론인 로만 프라타세비치(26)가 탄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비행기 또한 벨라루스 전투기에 의해 수도 민스크 공항에 강제 착륙했다. 지난해 대선 부정시위 후 폴란드로 망명한 그는 여객기 강제 착륙 직후 체포됐다. 그가 얼굴에 멍이 든 상태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동영상이 공개되자 프라타세비치의 부친은 “아들이 고문을 당했다”며 루카셴코 정권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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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라티포브, 프라타세비치 외에도 야당 정치인과 반정부 시위 참가자에 대한 핍박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대선부정 시위에 참가한 혐의로 조사를 받던 10대 청소년은 16층 건물에서 떨어져 숨졌고, 또 다른 야권 인사 또한 교도소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했다. 두 사건 모두 루카셴코 정권에 의한 타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벨라루스 운동가#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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