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피고인 중앙지검장’ 이성윤, 고검장 승진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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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총장 취임]
고위직 줄사퇴로 5자리 비어
서울고검장-연수원장 영전 가능성
사직 고검장들 檢조직개편안 비판

“고검장들이 잇달아 옷을 벗는 것은 버티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입장에선 고검장으로 승진해 갈 수 있는 자리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돼 피고인 신분인 이 지검장의 거취와 관련해 1일 검찰 내부에선 이 같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는 이르면 이번 주 단행될 예정이다.

헌정 사상 첫 ‘피고인 서울중앙지검장’인 이 지검장은 지난달 12일 기소 이후에도 사표를 제출하지 않고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을 이끌고 있다. 이 지검장은 기소 이후에 서울중앙지검 일부 부장검사들에게 자신이 사퇴하지 못하는 이유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이 사의 표명을 하지 않는 사이 법무부가 고검장을 고검의 차장, 일선 지검장 등으로 강등시키는 인사 기준을 지난달 27일 검찰인사위원회에서 확정하면서 이 지검장의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인 조상철 서울고검장을 비롯해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오인서 수원고검장, 이용구 법무부 차관 등이 사표를 제출했다. 고검장급 공석이 기존에 대구고검장 한 자리밖에 없다가 총 5자리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이 지검장이 고검장으로 승진해 서울고검장이나 법무연수원장 등으로 영전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직 의사를 나타낸 고검장들은 검찰 내부망에 올린 퇴직 인사에서 현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을 비판했다. 배 원장은 1일 “최근의 조직개편안은 그동안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강조돼 왔던 형사부 활성화, 검찰 전문 역량 강화 기조와 어긋난다”고 했다. 또 “검사는 중대한 의혹과 혐의가 제기되면 대상이 누구든, 어떤 상황이든 사실과 증거에 따라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면서 “주어진 사건에 최선을 다한 검사들이 부당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오 고검장도 “불완전함과 비효율성을 내포한 채 시행 중인 수사구조 개편 법령에 이어 일각에서 추가 개혁을 거론하는 현 시점에서도 내부 진단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처방에 교각살우 하는 요소는 없는지 살피고 또 살펴봐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이성윤#서울중앙지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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