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상들 “美-덴마크 합작도청, 해명해야”… 中 “美가 해커제국” 가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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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마크롱 “동맹국 사이 용납 못할 일”
덴마크, 북유럽 유일 EU-NATO 가입
전문가 “유럽 동맹 대신 美 선택한 것”

獨-佛정상 ‘美-덴마크 합작도청’ 비판 지난달 3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화상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의 도청 의혹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베를린=AP 뉴시스
獨-佛정상 ‘美-덴마크 합작도청’ 비판 지난달 3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화상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의 도청 의혹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베를린=AP 뉴시스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덴마크 국방정보국(FE)의 유럽 정치인 도청 의혹에 유럽 각국 정상들이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중국은 “미국은 모두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의 해커 제국”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덴마크와 미국에 모든 정보 제공을 요청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해당 의혹이 사실이라면 동맹국 사이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도청의 대상으로 거론된 메르켈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했다. 노르웨이 총리와 스웨덴 국방부 장관도 덴마크 정부에 사실 확인 및 관련 정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경쟁 상대뿐 아니라 동맹의 기밀 정보도 대규모로 훔쳐가는 고도의 상습범”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덴마크 공영 라디오 DR, 프랑스 르몽드 등은 NSA가 2012∼2014년 덴마크의 해저 케이블을 이용해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스웨덴의 고위 정관계 인사를 도청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덴마크 정보 당국이 유럽 동맹국과 미국 사이에서 선택을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의회에서 NSA 도청 의혹을 조사했던 파트리크 젠스부르크 의원은 독일 NDR 방송에 “정보기관은 국가 간 우호 관계나 윤리가 아닌 철저히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며 “이러한 생리를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덴마크는 이라크 전쟁에 자국 군대를 파병하는 등 유럽 내에서도 미국과 가까운 국가에 속한다. 북유럽 국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모두 가입해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마크롱#미국#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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