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임기 말에 국가교육위 추진, 文 교육정책 대못박기 아닌가

동아일보 입력 2021-05-18 00:00수정 2021-05-18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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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사진기자단
국회 교육위원회가 지난주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안건조정위원회를 열어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대통령직속 국가교육위는 중장기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조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문 대통령이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연내 출범을 공언하자 여당이 야당과의 협의도 없이 밀어붙인 것이다. 국민의힘은 “교육의 미래가 졸속으로 강행 처리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반발했다.

법안에 따르면 국가교육위는 대학입시, 교원수급, 학급당 학생 수를 포함한 교육발전 계획을 10년마다 수립하고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토대로 시행계획을 세워 이행해야 한다. 국가교육위는 별도의 사무처와 분과 및 특별위원회를 둘 수 있으며 교육정책연구센터 지정 권한도 갖는다. 이미 교육부가 수많은 위원회와 국책연구기관을 두고 하고 있는 일이다. 교육부의 방만한 조직을 그대로 둔 채 막대한 예산을 들여 또 다른 조직을 옥상옥으로 신설해 운영하려는 이유가 뭔가.

여당은 국가교육위가 초정권적 독립기구라고 주장하지만 위원회 구성에 관한 조항을 보면 총 21명의 위원 중 과반이 친정권 인사로 채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렇게 정파적으로 구성되는 국가교육위가 연내 출범해 향후 10년의 교육계획을 수립하면 차기 정부가 들어서도 바꿀 수가 없다. 국가교육위 추진을 두고 교육계에서 문 정부 교육정책 대못박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2017년에도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를 설립했지만 이 기구는 수시와 정시 모집 비율을 정한다며 대입개편특위에 공론화위를 만들고도 결론을 못 내린 채 교육부에 결정을 떠넘겨 혼란을 초래했다. 대학 자율로 하거나 교육부가 결정해야 하는 문제를 위원회가 맡으면서 헛돈만 20억 원을 썼다. 중장기 교육정책을 위한 초당적 기구를 만든다면서 상임위에서 여당 단독으로 법안을 강행 처리한 것부터가 언어도단이다. 여당은 비효율적인 정책 거수기로 전락할 우려가 큰 국가교육위 설립 추진을 그만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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