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강홍구]쪼그라든 한국레슬링, 잡음만 커지는 협회

강홍구·스포츠부 입력 2021-05-11 03:00수정 2021-05-11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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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구·스포츠부
‘올림픽 효자 종목’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종목 중 하나가 레슬링이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첫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했던 양정모부터 총 11개의 금메달이 레슬링에서 나왔다. 여름 올림픽 금메달 개수만 따지면 양궁(23개), 태권도(12개)에 이어 유도와 함께 공동 3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7월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서 이 같은 모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림픽 시상대는커녕 출전조차 제대로 못 하게 됐기 때문이다. 남자 그레코로만형의 류한수(72kg급), 김민석(130kg급) 2명만이 출전권을 따냈다. 9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끝난 세계 쿼터 대회에서 단 1장도 티켓을 추가하지 못했다. 대표팀의 간판스타이자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던 김현우(77kg급)도 현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대회를 포기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규모(5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역대 초미니 대표팀이 됐다.

내부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대한레슬링협회장을 맡았던 1980∼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한국 레슬링은 이후 투자가 줄어들면서 쪼그라들었다. 이후 13명의 회장, 직무대행 등이 나섰지만 늘 상황은 비슷했다. 레슬링 유망주들은 늘 지도자들에게 “환경이 우리 때만도 못하다”란 이야기를 듣고 자라야 했다. 그 결과 어린 선수들의 발걸음도 점차 끊겼다. 대한체육회 통계에 따르면 레슬링 등록 선수는 2016년 1701명에서 올해 1370명으로 줄었다. 눈길을 끄는 유망주도 마땅치 않은 현실이다.

그 와중에 올해 초 진행된 신임 협회장 선거는 파벌 싸움 속에 잡음으로 얼룩졌다. 출전권 획득을 위해 불가리아로 간 선수단 안에서도 코로나19 관리 미흡 문제부터 지도자 교체설 등 대회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믿음과 열정으로’라는 협회 슬로건이 유효한지 되묻고 싶은 한국 레슬링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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