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새긴 유니폼 입고 나서 두산전 6회 역전타-8회 쐐기타
LG, 잠실 라이벌전 7-4 환호성… 삼성은 한화 누르고 ‘선두의 힘’
키움은 KT 쿠에바스 두들겨 압승… SSG 로맥-정의윤-한유섬 홈런에
나성범 만루-양의지 3점포 ‘허탈’
“제가 직접 선수가 된 기분이었어요. 오지환 선수가 공도 잘 치고 얼굴도 잘생겨서 팬이었는데, 오늘 잘하는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어린이날 맞대결 뒤 김수진 양(12)이 꺼낸 말이다. 울산 은월초 6학년에 재학 중인 김 양은 이날 부모님과 함께 자동차로 왕복 약 8시간 거리의 야구장을 찾았다. LG 2번 타자 겸 유격수 오지환은 이날 자신의 이름 대신 김 양의 이름을 유니폼 등에 새기고 출전했다.
김 양의 어머니 최춘매 씨는 “남편이 LG 팬이라 수진이는 날 때부터 LG를 응원해왔다. 내년이면 (수진이가) 중학생이 돼 올해가 마지막 어린이날이었는데 LG가 이겨서 더 뜻깊었다”고 전했다.
김 양의 응원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LG는 짜릿한 7-4 역전승을 거뒀다. 그 중심에는 오지환이 있었다. 4회까지 1-4로 끌려가던 LG는 5회초 김현수의 개인 통산 200번째 홈런 등에 힘입어 4-4 동점을 만들었다. 6회초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은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적시타를 쳐내며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8회초 2사 2루에서도 중견수 앞 적시타로 1타점을 더 올렸다. 오지환은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LG는 이날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경기 후 오지환은 “어린이 팬 이름을 달고 경기에 나서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다행히 수진이에게 좋은 추억을 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류지현 LG 감독도 “1-4로 지던 상황에서도 우리 더그아웃 분위기가 위축되지 않았다. 초반 어려운 상황에서 선발 켈리가 6이닝을 잘 끌어줬고, 필승조도 자기 역할을 다했다”며 “어린이날 야구장을 찾아준 어린이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은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방문경기에서 4-1로 이겨 1위 자리(27승 17패)를 지켰다. 키움은 KT를 14-0으로 크게 꺾었다. 키움 김웅빈은 홈런 3개를 날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1회 2점 홈런, 4회와 5회 각각 솔로 홈런 등 5타수 4안타 3득점 5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KT 선발 쿠에바스는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10실점)의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NC와 창원에서 만난 SSG는 로맥과 정의윤, 한유섬의 홈런에 힘입어 접전 끝에 13-12로 진땀승을 거뒀다. NC도 나성범의 만루 홈런과 양의지의 3점 홈런으로 맞섰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사직구장에서 선발 전원 안타를 뿜어낸 KIA가 롯데에 8-5 승리를 거뒀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5일 전적
L G 7-4 두산 KIA 8-5 롯데 SSG 13-12 N C K T 0-14 키움 삼성 4-1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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