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9일 첫 의회연설… 대규모 청중도 ‘지정생존자’도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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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전날… 코로나로 축소
백악관 “각료 대부분 TV로 시청… 지정생존자 정해둘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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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 생존자(designated survivor)’도, 대규모 청중도 없는 미국 대통령의 의회 연설. 현지 시간 28일 밤 9시(한국 시간 29일 오전 10시) 시작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낯선 장면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00일(29일)을 앞두고 하루 전날 진행하는 이 연설에서 지금까지의 성과와 향후 국정운영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취임식 후 통상 2월경 열리는 정치행사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이 늦어지면서 아예 취임 100일에 연설 일정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 및 국정연설은 부통령과 하원의장은 물론이고 대법원장을 포함한 9명의 대법관과 장관, 군 장성, 주요국 대사, 취재진까지 1600여 명이 의회 본회의장에 집결하는 워싱턴의 최대 정치 행사다. 미국은 대통령이 연설 등을 목적으로 국회를 방문할 경우 내각 관료 중 한 명을 지정 생존자로 정해 국회가 아닌 다른 곳에 대기하도록 한다. 의회에 폭탄 테러 등 유사시 국무 수행을 이어갈 인물을 선정해 두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넷플릭스 미국 드라마 ‘지정 생존자’는 국내에서도 리메이크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대폭 축소된 형태로 연설이 진행돼 지정 생존자가 필요 없게 됐다. 백악관은 27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각 구성원 대부분이 집 또는 사무실에서 의회 연설을 시청할 것이기 때문에 지정 생존자는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연설에는 초대를 받은 핵심 인사 200명만 들어갈 수 있다. 대법원에서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만 혼자 참석한다. 상당수 장관들은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오후 9시에 진행되는 연설을 자택에서 TV로 시청할 것으로 보인다. 본회의장에 들어가는 장관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정도다.

바이든 대통령이 서는 연단 뒤로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앉게 된다. 여성 두 명이 대통령 뒤에 앉아 대통령의 연설을 듣게 되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대통령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도 참석하지만 해마다 초청돼 온 대통령 부부의 특별 게스트를 옆에 앉힐 수 없다.

미 당국은 1월 6일 시위대 의회 난입 사건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첫 의회 연설인 만큼 국회의사당 경계 태세를 한층 강화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번 합동연설을 국가 특별보안행사(NSSE)로 지정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신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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