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광화문광장 공사 계속… 월대 복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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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밝혀왔던 반대의사 철회…박원순 前시장 사업 뒤집지 않기로
“월대, 왕과 백성이 소통하던 공간…역사성-완성도 더 높여 사업 진행”
완공은 10월서 내년 봄으로 연기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월대(月臺·궁궐 등 중요한 건물 앞에 설치하는 높이 1m 정도의 넓은 기단) 복원 등을 통해 역사성과 완성도는 더 높일 예정이다.

오 시장은 27일 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현재 계획된 안을 바탕으로 보완·발전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을 시작했다. 세종대로 동쪽 차로를 확장하는 1단계 공사는 이미 마무리했고 3월부터 광장 서쪽 도로를 막고 광장을 확장하고 있다. 공정은 34%다.

○ 복구 비용 400억 원… ‘사업 계속’ 가닥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현재 계획된 안을 바탕으로 역사성 등을 보완해 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현재 계획된 안을 바탕으로 역사성 등을 보완해 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그동안 시민단체와 서울시 게시판 등에서는 ‘기습적으로 시작한 깜깜이 공사를 즉각 중단해 달라’는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오 시장도 공사 강행에 대해 “정당하지 않고 동의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이 보완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수백억 원에 이르는 매몰 비용과 시민 불편 때문이다. 오 시장은 “25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이미 들어갔다”며 “복구를 하려면 적어도 400억 원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전면 재검토도 오랜 시간 광장 사용이 제한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한다”고 지적한 뒤 “고민 끝에 사업을 진행하고 보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행정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오 시장의 의지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그동안 ‘시장이 바뀔 때마다 광장이 공사장이 되는 비합리적이고 소모적인 행정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피력해 왔다. 이달 초 시 간부들과 가진 상견례 자리에서도 “전임 시장이 오셔서 (그동안 추진했던) 일을 뒤집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때 굉장히 가슴이 아팠다”며 “그 일을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 쉽게 방향을 전환하거나 취소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했다.

○ 월대·육조거리 복원… 역사성 보완
서울시는 대신 일제강점기 때 없어진 경복궁 앞 월대를 복원하고 육조거리 흔적도 되살릴 예정이다. 월대는 율곡로를 따라 유선형 모양으로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월대는 조선 시대 왕과 백성이 소통하고 화합하던 상징적 공간을 복원하는 것으로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며 “광화문 바로 앞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율곡로의 차량 흐름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동상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담은 상징물도 새로 만든다. 오 시장은 “세종대왕의 애민 사상이 보다 부각되는 상징물들을 조성할 생각”이라며 “이순신 장군의 12척 배와 23전 전승 같은 역사적 사실을 분수 형태로 담아내겠다”고도 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굴된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세종문화회관, 의정부 터 등 광장 주변 시설을 연계하고 인근 상권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번 결정으로 완공 시점은 10월에서 내년 봄으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약간의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 내년 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설계도가 완성이 되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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