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텃밭 인구감소… 내년 중간선거 판 흔드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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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변화로 주별 하원 의석 달라져
뉴욕 등은 줄고 텍사스 등선 늘어…공화당 우세지역 의석수 다소 증가
양당 선거구 획정 싸움 치열해질듯

민주당 강세인 러스트벨트(Rust Belt)의 퇴조, 공화당 아성인 선벨트(Sun Belt)의 약진.

지난 10년간 미국 내 인구 분포의 변화를 보여주는 조사 자료가 공개됐다. 26일 미 인구조사국은 작년 4월 1일 기준으로 미국의 인구가 3억3145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0년 전인 2010년보다 7.4% 증가한 것으로 대공황 시기인 1930∼1940년(7.3%)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증가율이다. 미국도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별 인구 변화를 보면 뉴욕(+4.3%) 펜실베이니아(+2.4%) 미시간(+2.0%) 일리노이(―0.1%) 등 북동부 주들의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게 늘거나 줄어들었다. 텍사스(+15.9%) 플로리다(+14.6%) 등 남부 지역의 인구는 훨씬 가파르게 늘어났다. 이날 인구조사 결과는 향후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50개 주별로 2명씩 자동 배정되는 연방 상원 의석과 달리 435명의 하원 의석과 538명의 대통령 선거인단 규모는 주별 인구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구가 많이 늘어난 주들은 내년 중간선거부터 뽑히는 하원의원 수가 지금보다 늘어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의 경우 하원의원이 지금보다 2석 늘어난다.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콜로라도 몬태나 오리건주는 1석씩 증가한다. 이 중 콜로라도 오리건을 제외한 나머지 주들은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반대로 인구수가 정체돼 의석수를 1개씩 잃는 곳은 뉴욕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이상 민주당 우세), 웨스트버지니아 오하이오(이상 공화당 우세) 등 7개 주로 민주당 우세 지역이 더 많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미국 북동부의 주요 러스트벨트 주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다. 2016년 대선 때는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기도 했지만 작년 대선에서는 다시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로 돌아섰다. 반면 텍사스 플로리다 등 남부 주들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텃밭이다.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지난 10년간 각 주의 인구수 변화로 공화당 우세 지역의 의석수가 3곳가량 늘고, 민주당은 그만큼 감소하게 됐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캘리포니아주의 의석수가 줄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 주가 인구 세부자료를 받아 선거구를 획정하는 작업이 남아 있다. 이 과정에서 양당이 선거구를 각자에 유리한 쪽으로 설정하는 ‘게리맨더링’ 싸움을 치열하게 펼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시대에 걸맞은 유권자 공략 정책 또한 양당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NYT는 미국 또한 급속한 고령화 위기를 맞은 유럽, 동아시아 국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종별 비중이 가장 높은 백인의 고령화, 트럼프 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따른 이민자 증가세 둔화 등이 고령화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신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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