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中’ 선봉 호주, 中과의 일대일로 협약 파기

신아형 기자 입력 2021-04-22 03:00수정 2021-04-22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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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 장관 “우리 외교 관계에 불리”
빅토리아주-中체결 MOU 2건 취소
2018년엔 화웨이 장비 구매 금지
‘濠中 갈등’ 극한대립 치달을 전망
호주가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 겸 21세기 실크로드로 불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에서 전격 탈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8년 8월 반중 성향이 강한 우파 자유당 출신의 스콧 모리슨 총리(53·사진)가 취임했을 때부터 대립했던 양국 관계는 지난해 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 논쟁, 중국의 무역 보복, 중국을 겨냥한 미국 호주 일본 인도 4개국 협력체 ‘쿼드’ 등을 거치면서 악화 일로를 걸어왔다. 1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함께 반중 노선의 선봉에 선 호주의 이번 결정으로 양국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머리스 페인 외교장관은 21일 성명을 통해 “빅토리아 주정부가 각각 2018년, 2019년 중국과 맺은 협약 두 건을 파기한다. 우리의 외교 정책과 맞지 않고 국익도 해친다”고 밝혔다. 두 협약은 중국 정부와 기업이 빅토리아주에 투자하고 주 역시 중국이 주도하는 각종 사업에 참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멜버른 등이 있는 빅토리아주는 호주 8개 지방정부 중 최대 도시 시드니를 보유한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이어 인구, 경제력 면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호주 연방정부가 자국 지역 정부가 외국과 체결한 협약을 파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방의회는 지난해 12월 지방정부가 다른 나라와 서명한 협정을 일방적으로 중단할 수 있는 법을 통과시켰다. 당시에도 이 법의 목적이 일대일로 파기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모리슨 총리는 당시 “다른 나라가 호주 지방정부와의 협정을 맺어 주권을 약화시키려 한다면 우리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리슨 총리는 취임 직후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최대 통신장비회사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구매를 금지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등 서구 주요국은 화웨이가 민간기업의 외피를 두른 중국 공산당 산하 조직이며 화웨이가 장비에 기밀장치를 심어 주요국 정보를 빼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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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슨 총리는 지난해 4월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에 책임이 있다며 국제 조사를 촉구했다. 이후 호주가 쿼드에 참가하고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자 격분한 중국은 와인, 철광석, 보리, 육류, 랍스터 등 호주산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거나 통관을 강화하며 무역 보복에 나섰다. 같은 해 11월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트위터에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던 호주 부대가 민간인과 포로를 불법 살해했다는 점을 비난하는 합성 사진을 올렸다. 늘 중국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는 서구가 실제로는 더한 탄압에 나섰다는 점을 주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모리슨 총리가 직접 삭제를 요구했지만 중국은 단칼에 거절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반중#선봉 호주#협약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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