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일반인 접종 시작… 정부 “교통편 제공, 방문접종도 고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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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75세이상 접종 D-7… 총력전

백신 초저온 운송 중 24일 방역 관계자들이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내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로 화이자 백신 상자를 
운반하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으로 운반해야 해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하면 파랗게 보인다. 이날 국내에는 화이자
 백신 25만 명분이 반입됐다. 수원=뉴시스
백신 초저온 운송 중 24일 방역 관계자들이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내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로 화이자 백신 상자를 운반하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으로 운반해야 해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하면 파랗게 보인다. 이날 국내에는 화이자 백신 25만 명분이 반입됐다. 수원=뉴시스
전남 완도군에서 뱃길로 50분 떨어진 청산도. 전체 주민이 2000명대인 섬이다. 요즘 청산면사무소 직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박지숙 주무관은 “공직생활 6년 중 가장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면사무소 직원들은 22일부터 75세 이상 어르신 498명을 한 명씩 찾아가고 있다. 다음 달 1일부터 시작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때문이다. 박 주무관은 어르신을 찾아 백신 접종 과정을 설명하고 일일이 동의 여부를 묻는다. 부작용을 걱정하는 어르신에게는 “대통령도 맞는 주사”라며 안심시킨다.

○ ‘75세 이상’ 접종 D-7… 교통대책이 문제

4월 1일 일반 가정의 75세 이상 고령자 접종이 시작된다. ‘전 국민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고령층인 만큼 건강 상태가 중요하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동의 여부를 조사하며 기저질환도 꼼꼼히 파악해야 한다. 박 주무관은 “어르신들은 당뇨 혈압 치매 등 대부분 서너 종류의 약을 드신다”며 “접종하는 날 약을 가져가 의사에게 꼭 보여드리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홍정익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예방접종기획팀장은 24일 브리핑에서 “(기저질환자는) 사망이나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접종을 받고 예방하는 것이 더 이익이다”라고 강조했다.

75세 이상 접종 대상자는 전국적으로 약 364만 명. 인력이 부족해 일부 지역에선 이장과 통장까지 수요 조사에 투입됐다. 가장 큰 문제는 대상자를 예방접종센터까지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들은 초저온 보관이 필수인 화이자 백신을 맞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는 전세버스를 이용하거나 업무용 차량을 투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버스를 빌려 어르신들을 접종센터까지 모실 계획인데 비용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동 자체가 어려운 고령자 접종도 문제다. 교통이 불편한 섬이나 산간 지역도 마찬가지다. 홍 팀장은 “많은 대상자가 개인적 상황이나 지리적 이유로 이동이 어렵다면 백신을 그 근처로 갖고 가는 방법도 찾겠다”고 밝혔다. 마을을 방문해 접종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보관 및 운반이 용이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한 지역의 75세 이상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방문접종이 가능하다. 하지만 개인이 백신 종류와 접종 방법을 선택할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예방접종센터까지 배를 타고 나갈 수 있는 고령자까지 일괄적으로 방문접종을 하는 건 역차별 소지가 있다”며 “섬 지역만이라도 선택권을 주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 백신 접종 한 달, “속도 더 높여야”

24일 0시까지 백신 접종자는 70만3612명. 약 한 달간 전 국민의 1.36%가 백신을 맞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접종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선 백신 수급 못지않게 ‘백신 신뢰도’도 중요하다. 24일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68%였다. 맞지 않겠다는 사람의 85.8%는 “부작용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예상보다 강한 면역 반응과 ‘혈전증’ 논란이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24일 60%에 육박했다. 다른 나라보다 빨리, 많은 양의 백신을 확보한 덕분이지만 인센티브 영향도 있다. 이스라엘은 접종자에게 피자, 커피, 병아리콩 요리(후무스) 등을 무료 제공한다. 2차 접종을 마친 사람들에게 ‘그린패스(녹색여권)’도 발급한다. 패스 소유자는 헬스장, 호텔 등을 방문할 수 있다. 자가 격리 없이 그리스, 키프로스도 여행할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차 접종 완료자에 한해 해외 입국 후 자가 격리 기간 축소 등의 인센티브를 사전 예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백신휴가’ 제도화를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지운 easy@donga.com·김성규·김소민 기자

#일반인 접종 시작#교통편 제공#방문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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