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업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멜론은 2010년대 초반 시작한 ‘멜론 라디오’를 지난해 ‘스테이션’ 메뉴로 개편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플랫폼 ‘플로’는 올 1월부터 오디오 콘텐츠 메뉴인 ‘당신을 위한 오디오’를 홈 화면에 전진 배치했다. ‘영지의 트렌드 하드캐릿’ ‘치즈의 무드 인디고’ 등 독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는다. 플로 관계자는 “기존 뉴스레터 형태의 콘텐츠를 오디오 콘텐츠로 재가공하는 한편 방송사와 협업한 뉴스 다이제스트인 ‘CBS 뉴스5분’ 같은 실험도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에 상륙한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는 아직 해외판에서만 서비스하는 팟캐스트 등 오디오 콘텐츠를 연내 국내에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해외에서 영국 해리 왕손 부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을 섭외해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있는 만큼 국내 유명인을 활용한 오리지널 팟캐스트 제작에도 나서리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문제는 수익모델이다. 구독료 지불, 광고 청취의 두 가지가 유력하다.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은 최근 ‘오디오 매거진’을 론칭했다. 1월 ‘월말 김어준’, 2월 ‘김혜리의 조용한 생활’을 구독형 서비스로 내놨다. 후자의 경우 월 7900원 또는 연 8만5000원의 정기구독료를 내야 들을 수 있다. 최근 오디오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돌풍을 일으킨 ‘클럽하우스’도 수익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코미디언 마크 매런의 팟캐스트 ‘WTF with Marc Maron’은 2009년 시작해 1200회 이상 방송하며 간접광고, 중간광고를 삽입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팝송 제작 배경을 탐구하는 팟캐스트 ‘Song Exploder’(2014년 시작)는 지난해 넷플릭스가 영상 시리즈로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아이돌도 예외가 아니다. 가수 김우진은 팟캐스트 ‘우아로그’로 일본, 멕시코의 스포티파이 인기차트에 올랐다. 소속사인 10x 엔터테인먼트의 윤이삭 마케팅팀장은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활황이지만 정치, 시사로 편중돼 엔터테인먼트 쪽은 되레 블루오션이라 판단했다”면서 “한국어로 녹음하지만 오디오는 그 특성상 몰입도가 매우 높다. 청취자 중 해외 팬이 95% 이상이며 팬들이 여러 언어 자막을 제작해 2차 생산물을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에 올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우진은 다음 달 ‘우아로그’ 시즌2를 선보일 계획이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