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환경 이야기]“기후위기 막으려면 육식 줄이고 채식 늘리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축산업에서 탄소 다량 배출
“채식 위주 식문화로 바꿔야 아픈 지구를 살릴 수 있어요”

스위스 초원에서 풀을 뜯는 소들. 육식을 줄이면 숲을 지키는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동아일보DB
스위스 초원에서 풀을 뜯는 소들. 육식을 줄이면 숲을 지키는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동아일보DB
최근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육식을 멈추고 채식을 하자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기를 먹는 게 기후위기와 대체 무슨 상관일까요?

○과도한 육식이 초래하는 문제들

육식의 문제점은 경제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의 책 ‘육식의 종말’에 잘 나와 있죠. 그는 사람들이 육식, 특히 소고기를 먹기 위한 과정에서 얼마나 환경이 파괴되는지를 집중 조명합니다. 먼저 사람들이 소 사육용 목초지를 개발하기 위해 나무를 벌목하고, 태우는 과정에서 그 나무들이 저장하고 있었던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으로 날아갑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소는 목초지에서 사육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곡식을 사료로 쓰죠. 소의 먹이를 얻기 위해 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화학비료를 쓰게 됩니다. 이 비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온실가스가 발생하죠.

과도한 육식은 건강상 문제도 일으킵니다. 과거와 달리 사람들이 쉽게 고기를 얻고 먹는 육식문화가 발달하면서 동물성 지방섭취로 콜레스테롤이 높아졌고 그에 따른 질병으로 매년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10대에서도 성인병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죠. 채식주의자들이 육식을 거부하는 이유입니다.

리프킨은 그의 책에서 육식이 어떻게 사회적 차별을 만들어내는가에 대해서도 분석합니다. 소고기 섭취에 따라 부자와 가난한 자를 구별하는 점 등을 지적하죠.

또 과도한 육식을 하는 나라와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는 나라가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이런 흐름 속에 육식을 줄이자는 움직임은 사회적,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음식과 환경, 문화적 변화

음식문화가 사회 전체의 위기로 인식돼 전환이 요구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인도의 암소숭배가 대표적이죠. 많은 사람들이 인도는 종교적인 이유로 암소를 숭배하고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 배경을 보면 환경문제가 결부되어 있다고 합니다.

마빈 해리스는 그의 책 ‘문화유물론’과 ‘음식문화의 수수께끼’에서 이런 관계를 잘 분석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기원전 1500년경부터 기원전 500년경에 인도를 지배했던 베다인들은 인도의 가장 오래된 경전인 리그베다를 만들었습니다. 리그베다에 의하면 인도의 카스트에서 최상위인 브라만 계급의 의무는 제사를 위해 소를 도살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인도뿐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죠. 전쟁 후 부하들에게 힘과 권력의 상징인 고기를 충성의 대가로 푸짐하게 나누어 주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인구의 증가로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소를 계속해서 도살할수록 낮은 카스트 계급은 밭을 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농사를 짓기 어려워졌습니다. 상류계급은 입 속의 쾌락을 위해 소고기를 먹었지만 하층계급은 생존의 위협에 직면하게 됐던 것입니다.

마침내 기원전 600년경 전쟁과 가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구 증가가 계속되자 하층민의 생활은 급격하게 나빠졌습니다. 그래서 하층민이 상위 계급에 불만을 가지게 됐고 이에 살생을 금지하는 불교가 출현했다는 해석입니다. 불교는 소의 도살에 불만을 가진 하층민을 중심으로 확산했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기후 대응 레시피

미래 모습을 그린 공상과학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이 인공 합성된 음식을 먹는 장면이 흔하게 나옵니다. 영화 설국열차에서도 맨 뒤 칸에 탄 사람들이 바퀴벌레로 만든 단백질 바를 먹는 충격적 장면이 등장하죠. 영화들이 이런 상상을 하는 것은 이미 음식이 환경 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 모두는 기후 위기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발 빠른 대처를 해야 합니다.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들의 관심도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0년 교사, 학부모,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먹거리 생태전환교육 위원회’를 결성해 학교급식 차원에서 기후위기 대응 교육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기후위기는 먹거리의 위기’라는데 뜻을 모으고 건강한 먹거리를 통해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하네요. 앞으로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채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학교 급식에도 채식메뉴가 등장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수종 신연중 교사
#기후위기#육식#채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