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앨범 비평… 케이팝 신드롬 ‘버전 업’

임희윤 기자 입력 2021-03-17 03:00수정 2021-03-17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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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트렌드 벗어나 음악성 조명
해외 음악매체마다 호평 잇따라
서태지와아이들 1집도 높은 평점
케이팝 세계화 타고 더 늘어날듯
청하의 앨범에 별 다섯 개 만점을 준 영국 NME 기사(왼쪽)와 서태지와 아이들 1집에 8.3점(10점 만점)을 준 미국 피치포크 리뷰. 노아 유 피치포크 기자는 “젊은 음악 팬들은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된 음악에 더 개방적인 성향을 보인다. 다른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유연성도 높다”고 말했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Querencia’ 앨범을 통해 25세 가수는 세간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어 에너지와 탁월함이 폭발하는 음반을 만들어냈다.”

여기서 25세 가수는 한국의 ‘아이오아이’ 출신 청하(본명 김찬미)를 가리킨다. 이 리뷰 기사는 1952년 창간한 영국의 전설적인 음악 잡지 ‘NME’가 최근 게재한 것이다. NME는 청하 1집 ‘Querencia’에 별 다섯 개를 줬다. 만점이다.

해외 유수 음악 전문매체에 케이팝 리뷰가 최근 넘쳐나고 있다. 평점과 별점도 최고 수준이다. 가요계 일각에서는 “케이팝 인플레이션”이라고, 다른 쪽에서는 “케이팝의 가치가 이제야 인정받는다”고 평한다.

상징적 사건은 지난해에 일어났다. 평점을 깐깐하게 매기기로 소문난 미국 음악 전문 웹진 ‘피치포크 매거진’(1995년 창간)이 서태지와 아이들 1집(1992년 발매)을 리뷰한 것이다. 본토인 한국에서 발매된 지 무려 28년 만의 새삼스러운 조명도 유별났지만 8.3점(10점 만점)이라는 높은 평점도 화제가 됐다. 8.3점은 평단이 사랑해 마지않는 미국 밴드 ‘플리트 폭시스’ ‘런 더 주얼스’의 지난해 신작과 같은 수준. 피치포크는 홈페이지에 8점 이상 받은 앨범 리뷰를 따로 모아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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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들어 신기한 현상, 새로운 트렌드로 소비되던 케이팝이 앨범 단위로까지 진지한 조명을 받게 된 것은 최근 이야기다. 뭉뚱그려 소개하는 힙한 트렌드가 아니라 개별 앨범까지 들여다보는 비평의 대상이 된 것 말이다.

국내외 대중음악계에서는 2018년 방탄소년단 신드롬을 기점으로 보고 있다. 당시 피치포크가 ‘Love Yourself 轉 ‘Tear’’에 7.1점을 주며 처음 방탄소년단을 다뤘다. 서면으로 만난 피치포크 매거진의 노아 유(Noah Yoo) 기자는 “한국 음악은 2, 3년 전부터 단순히 특이한 문화 현상이라는 위치를 넘어섰다”고 단언했다. 그는 “방탄소년단 같은 그룹의 엄청난 인기가 세계 문화 비평가들로 하여금 예전에 비해 (케이팝을) 더 깊게 들여다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서태지와 아이들 1집 리뷰를 작성한 유 기자는 “케이팝의 문화적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피치포크 독자들에게 그 기원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을 리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전문 매체들의 케이팝 비평은 향후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케이팝의 세계화로 한국 제작사와 계약을 맺은 글로벌 음반사들이 현지 매체와 밀접한 네트워크도 활용하고 있다. 한 글로벌 음반사 관계자는 “유통이나 마케팅을 맡은 케이팝 앨범들에 대한 소식을 해외 주요 매체 기자들에게 신속히 공유하는데 그들 역시 최근 들어 인터뷰나 리뷰에 대단히 적극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청하의 소속사 MNH엔터테인먼트의 이주섭 총괄이사는 “NME 등 현지 매체와 직접 소통한 것은 없지만, 평단이 주목하는 미국 유명 레이블 ‘88rising’을 통해 음반을 유통한 덕에 현지에서 주목을 더 쉽게 받았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도 케이팝을 잘 이해하는 필진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다. 한국계 기자나 필진이 적지 않다. 유 기자는 “1990년대 서울에서 태어나 아기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이주했다. 빅뱅, 에픽하이, 원더걸스 등을 들으며 성장했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앨범#비평#케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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