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대 오르는 ‘두 대의 피아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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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스타’ 손민수와 문지영
브루흐의 협주곡 함께 연주
25일 서울예술의전당서 공연

브루흐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KBS교향악단과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손민수(왼쪽 사진)와 문지영. KBS교향악단 제공
브루흐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KBS교향악단과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손민수(왼쪽 사진)와 문지영. KBS교향악단 제공
미국 미시간주립대 교수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손민수(44), 2015년 부소니 콩쿠르 우승자 문지영(26). 두 스타 피아니스트가 함께 호흡을 맞춰 협주곡을 연주한다.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 764회 정기연주회 ‘새 생명의 전령’에서 두 사람은 브루흐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협연한다.

고전주의 이후의 협주곡은 대부분 독주자 한 사람이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형태. 베토벤의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3중 협주곡과 브람스의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2중 협주곡 등이 예외로 꼽힌다.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으로는 모차르트, 스트라빈스키, 풀랑크 등의 작품이 있지만 콘서트 무대에 오르는 일은 흔하지 않다. 이번에 공연되는 브루흐의 협주곡은 그가 죽기 9년 전인 73세 때 미국의 자매 피아니스트 ‘수트로 듀오’를 위해 쓴 만년의 작품.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나 ‘스코틀랜드 환상곡’ 등 브루흐의 인기곡들에 비해 해외에서도 연주되는 일이 드물다.

두 사람은 “5년 전부터 서로의 연주를 접할 때마다 감탄했다”고 말했다. 손민수는 “문지영이 여러 콩쿠르에서 우승하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자주 연주를 봐왔다. 자기 색깔이 뚜렷하면서 성실한 피아니스트다. 함께 합주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말했다. 문지영도 “한예종 재학 시절부터 존경해왔던 손민수 교수와의 연주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연주할 브루흐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에 대해 손민수는 “브루흐는 바이올린 협주곡과 ‘스코틀랜드 환상곡’ 등 현악 작품에 명곡이 많지만 피아노곡은 많지 않아 피아니스트들이 동경하기만 하던 대상”이라고 말했다. “두 대의 피아노가 뚜렷한 색깔로 겨루기보다는 오케스트라와 하나로 융합되는 작품이죠. 1악장과 4악장에서는 바흐에게서 영향을 받은 푸가적인 특징들도 느낄 수 있습니다. 연습하다 보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미지의 세계’입니다.”

문지영은 “발표된 뒤 반세기 이상이나 잊혀졌던 곡이지만 브루흐 특유의 낭만적 정신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연주가 잘 되지 않는 만큼 이 아름다운 곡을 청중에게 소개하는 데 대한 책임감이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번 콘서트는 터키 보루산 이스탄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을 지낸 사샤 괴첼이 지휘봉을 든다. 바그너 악극 ‘지크프리트’ 중 ‘숲의 속삭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메타모르포젠’과 ‘장미의 기사 모음곡’도 연주한다. 1만∼8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피아노#손민수#문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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