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사전투표 딜레마 “강성보수의 폐지론 동조하자니 중도표심이…”

전주영 기자 , 강성휘 기자 입력 2021-03-06 03:00수정 2021-03-06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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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율 높으면 與유리’ 경험
일부 강성 보수층 “폐기” 주장에… 선뜻 호응도 못하고 침묵 전략
선거 전까지 법개정도 불가능… 투표일 ‘2일→1일’ 축소 주장도
“빨간 운동화 신고 열심히” 국민의힘 서울·부산시장 후보로 각각 선출된 오세훈(왼쪽에서 두 번째) 박형준(오른쪽에서 두 번째) 후보가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으로부터 빨간 운동화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사전투표 변수 때문에 고심에 빠졌다. 지난 총선 직후 “사전투표에서 부정선거가 벌어졌다”며 수사를 촉구했던 강성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최근 국민의힘 등에 “사전투표 폐기에 나서라”고 요구하면서다. 국민의힘은 강성 지지층의 주장을 외면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이에 동조했다가 젊은층과 중도층 표심을 잃을까 우려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사전투표 독려 작업에 돌입했다.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는 ‘선거일 5일 전 실시’ 규정에 따라 4월 2일과 3일 각각 오전 6시∼오후 6시에 진행된다. 사전투표일 이틀 중 하루(3일)는 휴일인 토요일이고 4월 7일 본투표는 평일인 수요일이라 여야는 사전투표를 염두에 둔 요일별 득표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5일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지난 총선 때도 사전투표가 조작되는 등 선거 부정이 이뤄졌으니 이번 재·보선에선 사전투표를 막아야 한다”는 강성 지지층들의 제안이 밀려들고 있다. 특히 보수 성향의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는 사전투표의 폐해를 주장하는 영상과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여러 차례 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현 여당에 유리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26.69%)을 기록한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과 비례대표 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총 103석 확보에 그쳤고, 일부 서울 지역구에선 마지막에 사전투표함을 개표하면서 선거 결과가 뒤집히기도 했다. 지난해 미래통합당 민경욱 전 의원은 “사전투표용지가 무더기로 외부로 유출됐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일부 보수 야권 지지자들이 수개월 동안 부정선거 처벌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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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젊은층이 사전투표를 선호하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중도표 확보가 중요한 상황에서 굳이 강성 보수 지지층의 주장에 호응할 필요는 없다”며 ‘침묵 전략’을 예고했다. 게다가 사전투표 폐지는 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으로 102석밖에 없는 국민의힘이 나선다고 해서 선거 전까지 갑작스럽게 개정할 수도 없다.

2019년 20대 국회 당시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사전투표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21대 국회가 들어서며 이 법안은 폐기됐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8일 사전투표 일수를 하루로 줄이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권 의원은 지난달 국회에서 “선거운동 기간 총 14일 중 열흘만 지난 시점에 사전투표를 하게 되면 유권자가 후보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유권자가 정보를 취득하는 측면에서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사전투표 득표율이 올라갈수록 유리하다고 보는 더불어민주당은 사전투표 독려를 위해 의원들의 릴레이 사전투표 인증 이벤트를 추진하는 등 지난 총선 때보다 사전투표를 더 독려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평일 이뤄지는 재·보궐선거의 특성상 젊은 직장인들이 근무 중 따로 시간을 내 투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전투표일에 젊은층을 더 투표장에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총선 때 문재인 대통령은 사전투표 첫날 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강성휘 기자
#사전투표#딜레마#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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