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公, 北리호남 비밀접촉… 발전소 지어주겠다 제안”

전주영 기자 , 구특교 기자 입력 2021-02-09 03:00수정 2021-02-0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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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의원 “당사자가 찾아와 증언
2019년 러서 만나 北개발 논의… 채희봉-靑개입 여부 밝혀야”
가스公측 “내용 많이 부풀려져”…리호남, 영화 ‘공작’ 실존 모델
영화 ‘공작’ 포스터
한국가스공사 직원이 2019년 러시아에서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참사를 지낸 리호남을 비밀리에 만나 북한 에너지 개발 관련 논의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리호남은 ‘흑금성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 ‘공작’에서 배우 이성민이 분한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의 고위 간부 ‘리명운’의 실존 모델이다.

국민의힘 ‘탈원전·북원전 진상조사특위’ 소속 이철규 의원이 입수한 가스공사 A 차장(현재 처장급)의 ‘북한주민접촉신고 수리서’ 따르면, A 차장은 북측 인사를 직접 만나기 위해 2019년 11월 29일∼12월 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가겠다고 통일부에 요청해 허가를 받았다. A 차장이 작성한 이 문건엔 출장 목적으로 ‘북러간 교역 및 산업연계에 따른 에너지산업 협력 방안 모색’ ‘접경지역 산업 및 무역 현황 파악’ 등으로 기재됐다. 해당 문건에서 ‘북한 측 인사 면담 여부’ 기재 칸에는 수기로 ‘만남(1인)’이라고 적혀 있으며 옆에는 A 차장의 서명이 있다. A 차장이 만난 1인이 리호남이라는 게 이 의원이 파악한 내용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A 차장은 이 기간 블라디보스토크 롯데호텔에서 두 차례 리호남을 만났다는 사실 등을 이 의원실을 방문해 직접 증언했다고 한다. 리호남은 A 차장에게 “러시아 가스를 구매하면 가스공사가 사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A 차장은 “어렵다”고 거절했다는 것. A 차장은 리호남에게 “원산·갈마 관광지구 개발과 관련해 북한은 어떤 에너지를 사용하느냐” “가스발전소가 들어서면 개발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다. 1년이면 지어줄 수 있다” 등의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A 차장이 리호남과의 만남을 밝힌 이유는 최근 월성 1호기 사태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구속되는 등의 사태로 본인 부담감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전 대통령산업정책비서관)은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서 이른바 청와대 ‘윗선’으로 지목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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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생인 리호남은 북한에서 오랫동안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관여해 왔고,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밀사로 파견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베이징에서 만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채 사장 및 문재인 청와대의 개입 여부를 포함해 접촉의 전체 경위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A 차장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에서 북측 인사를 봤다는 정도로 알고 있지만, 실제 내용은 (이 의원 주장과 달리) 많이 부풀려져 있다”고만 밝혔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구특교 기자
#가스공사#가스발전소#리호남#북한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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