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뻥튀기 논란-거래절벽 우려 커지는 2·4 부동산대책

동아일보 입력 2021-02-09 00:00수정 2021-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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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2·4 주택공급대책’ 발표 이후 공공개발이 거론되는 곳에서 주택 거래가 중단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책 발표일인 4일 이후 매입한 주택에 대해서는 공공주도 개발 때 아파트 우선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만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잘못 샀다간 싼값에 집을 넘기고 이주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주택 거래를 막고 있는 것이다.

일반 정비사업은 대개 정비구역 지정일부터 현금청산을 적용한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서는 공공주도 정비구역을 지정하기도 전에 대책 발표일을 현금청산 기준으로 정했다. 문제는 언제 어디가 개발 대상지에 포함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정부는 2025년까지 공공주도로 서울에 32만 채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지역은 밝히지 않았다. 정부가 공공개발을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땅 주인인 주민들이 동의할지 여부를 지금으로선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어디인지 모른다는 것은 모든 곳이 대상일 수 있다는 뜻이다. 4일 대책 발표 이후 서울에서 한 번이라도 정비사업 대상으로 거론된 곳에서는 다세대주택 등의 거래가 끊어졌다고 한다. 수요자들은 “공공주도 사업이 절대 안 될 곳을 알아서 찾아내 사라는 것이냐”고 항의하고 있다.

이번 공급대책은 여러모로 불확실성이 크다. 83만6000채라는 엄청난 규모를 밝혔지만 확정한 신규 택지는 한 곳도 없고, 서울에서는 땅 주인의 뜻을 묻지 않고 32만 채를 짓겠다고 했다. 정비 과정에서 헐릴 집을 빼면 순수하게 늘어날 물량은 계획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뻥튀기’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정비사업을 할 만한 모든 곳을 잠재적 현금청산 대상지로 묶어 재산권 침해 논란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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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권을 노린 투기를 막으려면 현금청산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정부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구역을 특정하지 않은 채 입주권을 제한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개발 사업지를 조기에 발표해 시장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 현금청산 기준일을 대책 발표일이 아니라 정비구역 지정일 등으로 탄력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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