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채용 늘면서 달라진 ‘인재 기준’… 학력-자격증보다 인턴경험 중요

송혜미 기자 입력 2021-02-02 03:00수정 2021-02-0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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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LG 이어 SK도 공채 폐지
채용담당자 69% “수시채용 선발”
지원자는 직무관련 경험 많이 쌓고, 스펙쌓기보다 직무이해도 높여야
서울 성동구에 있는 스터디카페인 ‘캐치카페’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기업 인사 담당자의 강의를 듣고 있다. 구직자들은 수시채용이 늘어나면서 학점 영어 등 기존 스펙 대신 직무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해졌다. 진학사 캐치 제공
“올해부터 취업준비를 본격적으로 하려는데 기업들이 인턴 경험이라도 있는 구직자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저 같은 ‘초짜’는 막막하기만 하네요.”

올해 서울지역 대학 4학년이 된 최모 씨(23)는 최근 지난해 주요 채용공고를 살펴보다가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마다 대규모 공채는 줄고 소규모 수시 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를 필요할 때마다 선발하는 수시 채용의 특성상 곧바로 현업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 같은 신입’을 선호할 것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최 씨는 “요즘 취업 스터디조차 인턴 경험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인턴 한 번 안 해보고 대학시절을 보낸 게 가장 후회된다”고 말했다.

○취업 스터디도 ‘인턴 우대’
SK그룹은 최근 2022년부터 대졸 신입사원을 100% 수시채용으로 뽑겠다고 밝혔다. 2019년 현대차그룹, 지난해 LG그룹에 이어 SK그룹까지 공채를 전면 폐지하자 채용 시장은 술렁였다. 취업준비를 하는 조모 씨(27)는 “현재 채용시장에서 수시채용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채용방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20곳 가운데 절반 이상(52.5%)이 수시채용을 도입했다. 수시채용을 도입한 기업 중 42.9%는 공채를 아예 폐지했다. 나머지 57.1%의 기업은 수시채용과 공채를 병행하고 있는데, 수시채용을 통해 선발하는 인원이 공채 인원의 두 배 이상으로 많았다. 공채보다 수시채용에 대한 기업 만족도가 높아 매년 수시채용 확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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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1∼6월)에도 수시채용 확대 트렌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LG전자 등 주요 기업은 이달 채용공고를 내고 신입 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예년의 경우 3, 4월이 ‘상반기 공채 시즌’으로 불리며 기업 채용공고가 많이 몰린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취업정보 사이트인 진학사 캐치가 기업 채용담당자 1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9.1%(복수응답)는 “올해 수시 채용으로 신입사원을 뽑겠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공채를 진행하겠다는 응답은 38.2%에 그쳤다.

○채용담당자 “수시채용 늘면 직무경험 더 중요”
취업준비생들은 수시채용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경력 같은 신입’만 선호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실제 채용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 같은 우려는 일정 부분 사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학사 캐치의 채용담당자 110명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시채용 확대에 따라 신입사원 선발 기준이 바뀔 것인가”라고 묻는 질문에 기업 채용담당자 30.0%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56.4%가 ‘약간 그렇다’고 답했다. 기업 인사담당자 10명 중 9명 가까이가 채용 방식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들이 수시채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원자의 역량은 ‘직무 관련 경험’(47.4%)으로 나타났다. 이어 ‘직무 관련 지식’(15.8%)이 뒤를 이었다. 둘 다 특정 업무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쌓기 어려운 능력이다. 이어 ‘조 직적합성’(14.7%), ‘인성 태도 성격’(12.6%)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채용 시장 트렌드가 바뀌는 것에 따라 취업 준비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 매달릴 필요가 없는 등 수시채용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진학사 캐치 김정현 소장은 “전문화, 세분화되는 기업 환경에 따라 수시채용이 새로운 채용 트렌드로 굳어지고 있다”며 “취업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취업 스펙을 쌓기보다 직무이해도를 높이고 관련 경험을 쌓는 방향으로 채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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