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배운다면[직장인을 위한 김호의 ‘생존의 방식’]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입력 2021-01-27 03:00수정 2021-01-27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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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김충민 기자 kcm0514@donga.com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어떻게 강의도 아니고 워크숍을 온라인 공간에서 할 수 있겠어?” 직업상 고객들과 워크숍과 코칭을 주로 하는 나는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당연히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의 에너지를 느끼며 토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 년이 지난 지금 나의 상황은 완전 반전이다. 올해 고객과 계획하고 있는 워크숍이나 코칭은 온라인에서 하는 것이 기본이고, 예외적으로 상황에 따라 얼굴을 직접 보고 하게 될 것이다. 마스크 쓰고 얼굴 보며 이야기하는 것보다 마스크 벗고 온라인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란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서 하던 것을 온라인에서 하면서 줌과 같은 기술을 배우는 것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았다. 정작 어려웠던 것은 내가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지난해 10월 세계경제포럼은 ‘일자리의 미래’ 리포트를 발간했다. 직장인은 두 가지 큰 흐름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어색한 광경을 보게 됐다. 계산대 앞에 커다란 기계가 설치되어 책값을 계산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비슷한 기계를 이미 햄버거 가게 등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계산대에서 일하는 직원들 바로 앞에 설치된 기계가 마치 직장인들의 미래를 대비하여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일자리의 미래’에서도 산업에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직군으로 데이터를 입력하는 직종과 행정업무 비서직을 꼽았다. 연락처 관리나 일정 관리는 이미 휴대전화로도 너무나 쉽게 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2025년까지 직장인 절반이 새롭게 기술을 배워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은 위협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요인이다. 나 역시 2020년 초반에는 갑자기 모든 워크숍 등이 취소되면서 강제 휴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온라인 기술을 받아들이고 나서는 다시 일을 할 수 있었다.

‘미래 일자리’ 리포트에서는 2025년까지 필요한 15가지 기술을 발표했다. 분석적 사고와 혁신(1위), 복합적 문제 해결(3위), 비판적 사고와 분석(4위), 창의성과 독창성, 주도성(5위)과 테크놀로지의 사용(7위), 프로그래밍(8위) 등이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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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직장인들이 갖춰야 할 미래 기술 중 세계경제포럼이 주목한 것은 또 다른 카테고리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 ‘자기 관리의 기술’이었다. 여기에는 놀랍게도 2위를 차지한 능동적 학습과 학습전략(active learning and learning strategies), 9위를 차지한 회복력, 스트레스 내성과 유연성(resilience, stress tolerance and flexibility)이 있다.

능동적 학습이란 자신이 직면한 문제 해결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와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학습 전략은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가르칠 때 적절한 방법과 절차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이다. 이는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하는 익숙함을 벗어나는 자세를 뜻한다.

앞서 내가 온라인 워크숍에 거부감을 가졌던 것은 내가 해오던 대로의 익숙함과 배치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내가 수업을 들은 선생님들은 나보다 나이나 경력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나보다 훨씬 젊지만, 디지털 기술을 훨씬 더 잘 사용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들의 얼굴을 직접 볼 수는 없었다. 모두 줌과 같은 온라인을 통해 학습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그들은 나보다 짧게 직장 생활을 했을지 모르지만, 디지털에 대한 경험과 고민은 나보다 더 오래, 깊이 했을 것이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회복력은 변화와 다양성에 대해 열려 있을 때 찾아온다. 스트레스 내성은 비판을 받아들이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감정과 분노, 공격적인 행동을 자제하면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디지털 문서 도구이자 협업 툴인 ‘노션(notion)’을 보면 기술이 얼마나 인간 친화적이면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했는지 알 수 있다. 자기 관리란 과거엔 하나의 덕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직장인에게 필수 기술이 되어 가고 있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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