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월책 귀순’ GOP 경계시스템 50억 들여 정비

신규진 기자 입력 2021-01-26 03:00수정 2021-01-2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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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장비 교체-감시카메라 추가
일각 “유지보수 실패로 혈세 낭비”
군 당국이 지난해 11월 북한 남성 A 씨의 ‘월책 귀순’으로 문제가 드러난 강원 고성 지역 최전방 경계부대(GOP)의 ‘과학화 경계시스템’ 일부 장비를 올해 50여억 원을 들여 교체하기로 했다. 군 안팎에선 당국이 부실한 장비 점검으로 경계에 구멍이 뚫린 문제를 방치했다가 뒤늦게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A 씨의 월책 사건 이후 군은 자동감지센서 시스템을 적용한 과학화 경계시스템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전수조사 결과 시스템의 핵심 요소인 ‘상단감지브래킷’과 ‘상단감지유발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철책 전체를 감싸고 있는 감지센서(광망)와 Y자 철책 기둥 상단에 위치한 상단감지브래킷, 기둥 맨 꼭대기에 달려 있는 상단감지유발기로 구성돼 있다. 브래킷과 유발기를 건드리거나 밟으면 센서가 울리도록 돼 있는 것.

A 씨의 월책 당시 감지센서가 울리지 않은 이유는 상단감지유발기 내부에 압력을 전달하는 나사가 풀려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발기의 감지기 인근에 압력이 가해지면 나사가 광섬유를 눌러 감지센서가 작동하도록 해야 하는데, 나사가 풀려 있어 광섬유를 누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군은 고성 지역의 해당 사단이 관할하는 철책 구간 중 상단감지유발기 60여 대를 임의로 선정해 점검한 결과 약 10%에 달하는 유발기의 나사가 풀려 있는 문제를 확인했다. 군 관계자는 “이후 해당 사단 내 모든 철책의 상단감지유발기 내부 나사를 2개로 늘려 풀리지 않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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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넘은 철책에는 브래킷이 아예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에 군은 해당 사단이 감시하는 철책 구간에 50여억 원을 투입해 상단감지브래킷을 새로 달거나 낡은 브래킷을 교체하고 인근 경계 사각지대에 근거리 감시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군 내부에선 2000억 원 이상을 들여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유지·보수를 제대로 못 해 혈세를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2015년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동부전선에 구축된 이후 상단감지유발기 등에 대한 정밀점검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채 경계 구멍을 방치하다 ‘월책 귀순’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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