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살짝 드러낸 중국판 CIA ‘國安’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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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창설후 베일속 활동… 美와 갈등속 홍보영상 첫 공개
‘정보기관 확대 사전작업’ 관측

중국 정보기관 국가안전부(MSS)가 1983년 설립 후 최초로 공개한 홍보 동영상 중 한 장면. ‘국안’은 국가안전부의 줄임말이다. 중국 국가안전부 홍보 영상 캡처
중국 정보기관 국가안전부(MSS)가 1983년 설립 후 최초로 공개한 홍보 동영상 중 한 장면. ‘국안’은 국가안전부의 줄임말이다. 중국 국가안전부 홍보 영상 캡처
베일에 가려졌던 중국 정보기관 국가안전부(MSS)가 1983년 창설 후 최초로 홍보 동영상을 공개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 대미 공세의 주요 역할을 맡을 정보기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미 중앙정보국(CIA), 영국 MI6처럼 유명한 서구 정보기관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안전부를 확대하려는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국가안전부는 10일 4분 20초짜리 홍보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날은 당국이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인민경찰의 날’이다.

최근 드라마에서 경찰 역할을 맡아 큰 인기를 끈 배우 리이펑(李易峰·34)이 해설자로 나서 “현대 사회에는 국가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더 늘어나고 더 치밀해졌다”며 “많은 국가안전부 요원이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다. 이들은 조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보이지 않는 장성을 쌓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여러분과 똑같다.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녀이고, 수천만의 애국자 중 한 명”이라고 주장했다.

영상 후반부에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과, 달 탐사,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톈옌(天眼) 등을 소개하며 중국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킨다. 웨이보 등을 통해 확산된 이 동영상의 조회수는 1억 회가 넘는다.

한 중국 안보 전문가는 “CIA와 미 연방수사국(FBI)은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소재”라며 “홍보를 통해 그들의 이미지가 미화됐다. 국가안전부 또한 대중이 널리 알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6일에는 자오커즈(趙克志) 공안부장 겸 국가안전부장이 법치일보 인터뷰를 통해 국가안전부 업무를 소개하고 첫 공개 채용 방침 또한 밝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국가안전부#미중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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