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현금 145억 통째로 사라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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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화월드 운영 홍콩법인 돈… 5만원권으로 무게만 291kg 달해
관리하던 외국인 직원 연락두절

제주에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145억 원이 넘는 현금이 사라졌다. 경찰은 돈을 관리하던 외국인 직원이 빼돌렸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제주 복합리조트 신화월드를 운영하는 홍콩 법인 랜딩인터내셔널은 5일 홍콩 공시를 통해 “랜딩카지노에 보관하고 있던 145억6000만 원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랜딩인터내셔널은 사라진 돈이 랜딩카지노를 운영하는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 맡겨뒀던 그룹 자금이라고 밝혔다. 현재 카지노 자금 관리를 담당하던 말레이시아 국적의 직원 A 씨는 지난해 말 휴가를 떠난 뒤 연락이 닿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월드 관계자는 “카지노에서 보관하고 있던 현금이 사라진 것은 맞다. A 씨 역시 연락이 되질 않는다”며 “경찰에 협조해 경위를 파악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리조트 등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하고 사라진 돈과 A 씨의 행방을 뒤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지난해 제주를 빠져나간 뒤 현재 중동 지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사라진 현금은 모두 5만 원권 지폐로 알려졌다. 개수로 쳐도 29만1200장이다. 일반적인 사과상자 1박스(가로세로 50×25cm, 높이 24cm)엔 6억 원이 들어간다. 사라진 돈을 다 넣으려면 사과박스 23개가 필요한 셈이다. 무게는 291kg이 넘는다. 경찰은 A 씨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에 걸쳐 현금을 빼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제주지역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공시에는 그룹 자금으로 밝혔지만 해외 고객이 게임을 위해 미리 맡겨둔 자금일 수도 있다”고 했다.

2018년 개장한 제주신화월드는 랜딩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투자해 조성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핵심 프로젝트의 하나로 250만 m² 규모에 숙박시설과 컨벤션센터, 테마파크 등을 갖췄다. 랜딩인터내셔널은 서귀포에 있는 하얏트리젠시의 카지노를 인수해 영업장 면적을 기존 803m²에서 5581m²로 확장했다.

랜딩카지노는 개장 초기엔 큰 수익을 올렸으나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최근 경영이 악화됐다.

랜딩인터내셔널 최대 주주인 중국인 양즈후이(仰智慧) 회장은 2018년 8월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에서 중국 보안당국에 체포됐다가 3개월 뒤 석방된 이후 경영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랜딩카지노#현금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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