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유종의 미를 위해[현장에서/강홍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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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NC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은 관중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17일 NC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은 관중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강홍구 스포츠부 기자
강홍구 스포츠부 기자
프로야구 챔피언을 가리는 마지막 승부인 NC와 두산의 한국시리즈(KS)가 17일 막을 올렸다. 창단 후 첫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한 NC, 6년 연속 KS 진출에 성공한 두산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두 팀 모두 KS 이름에 걸맞은 최고의 플레이를 다짐하고 있다.

‘가을 잔치의 최고봉’답게 야구팬들의 관심도 뜨겁다. 이날까지 서울 잠실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포스트시즌 경기는 8경기 중 6경기가 매진됐다. 직접 경기장을 찾은 관중만 7만912명이나 된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정규시즌에 이어 KS도 생중계한다.

야구팬들의 설렘이 최고조에 달한 이때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17일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도 KS 3차전부터 입장 관중을 현행 50%에서 30%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미 판매된 3∼7차전 입장권은 모두 자동 취소됐고, 조정된 입장 규모에 맞춰 다시 예매가 실시됐다.

1차전을 앞두고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혼란도 있었다. 어렵사리 성공한 티켓 예매가 취소됐다며 한숨을 내쉬는 팬들이 속출했다. 반면 한 30대 야구팬은 “직관(직접관람)의 기회가 줄어든 것은 아쉽지만 무사히 KS를 완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동욱 NC 감독도 “감독으로서 많은 팬들 앞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르지 못하는 게 가장 아쉽다. 관중 없는 한국시리즈는 상상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그래도 관중이 30%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숱한 코로나19 파도를 헤쳐 왔다. 3월 28일 예정이었던 시즌 개막이 5월 5일로 한 달 넘게 늦춰졌지만 팀당 144경기 정규시즌 레이스를 완주했다. 메이저리그는 올 시즌을 기존 162경기에서 60경기로 축소해 치렀다. 프로야구는 개막 후 무관중을 이어가다 7월 관중을 받았지만 8월 다시 확산세가 심해지자 다시 무관중 경기로 전환하기도 했다. 관중 입장이 재허용되면서 올 정규시즌에만 32만8317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2군 선수 중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지만 리그 중단 등 별다른 파행 없이 무사히 정규시즌을 마쳤다. KBO리그의 수준 높은 방역이 해외에 소개되기도 했다. 관계자들의 노력과 관중들의 높은 방역 의식으로 이룬 성과다.

모두의 노력으로 지켜온 2020 프로야구가 아름답게 마침표를 찍기 위해선 다시 한 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포수 요기 베라의 명언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강홍구 스포츠부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유종의 미#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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