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 ‘빌드업 고민’ 풀어준 두 남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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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손준호, 올림픽대표팀과 평가전에 출전
후방서 ‘빌드업 축구’ 성공적 수행, 기성용-장현수 공백 메울 듀오 기대
A대표, 내달 15일 멕시코와 평가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의 원두재(왼쪽 사진)와 손준호(오른쪽 사진 오른쪽). 둘은 올림픽 대표팀과의 두 차례 친선 경기를 통해 ‘벤투호’의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으로 떠올랐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의 원두재(왼쪽 사진)와 손준호(오른쪽 사진 오른쪽). 둘은 올림픽 대표팀과의 두 차례 친선 경기를 통해 ‘벤투호’의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으로 떠올랐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손준호(28·전북)와 원두재(23·울산). 한국 축구의 빌드업 완성도를 높일 볼란치(포르투갈어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의미) 자원을 찾았다. 파울루 벤투 축구 A대표팀 감독이 올림픽대표팀과의 2차례 평가전을 통해 얻은 수확이다.

벤투 감독은 패스를 통해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 나가는 ‘빌드업 축구’를 선호한다. 이를 위해 빌드업의 중심에서 세밀함과 속도를 조절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국가대표를 은퇴한 기성용(서울)과 병역 봉사 활동 물의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장현수(알 힐랄)의 공백은 컸다. 적임자를 찾던 벤투 감독은 국내 선수만 출전했던 이번 기회에 손준호와 원두재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벤투 감독은 1차전에서 원두재를 중앙 수비로 내려 세우고 손준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패스 능력이 좋은 둘을 한꺼번에 투입해 후방 빌드업의 정확도를 높이려는 계산이었다. 원두재는 올림픽대표팀의 강한 압박으로 짧은 패스 연계가 원활하지 않자 후방 빌드업 대신 최전방의 김지현(강원)에게 정확한 중장거리 패스를 배달했다. 패스가 잇달아 성공하면서 상대 수비는 뒤로 조금씩 물러났고, 이로 인해 생긴 공간을 손준호가 점유하며 빌드업의 여유를 찾았다. 빌드업이 정교해지면서 상대가 중앙 밀집 수비를 펼치자 원두재가 측면 공간을 뚫는 대각선 롱패스로 공격의 흐름을 다시 바꿨다. 둘을 통해 빌드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조합을 실험한 것이다. 벤투 감독은 2차전 완승(3-0) 뒤 이례적으로 기성용과 장현수를 언급하며 볼란치로 2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한 손준호와 1차전에서 실험한 ‘원두재 시프트’에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고민하던 포지션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벤투호’는 다음 달 15일 오스트리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인 중남미의 강호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른다(한국은 39위).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브라질과 평가전을 치른 뒤 약 1년 만의 해외 평가전이다. 이 경기에는 손흥민(토트넘), 황희찬(라이프치히), 이강인(발렌시아) 등 유럽파가 총출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에 이은 2번째 평가전 상대는 카타르가 유력하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축구#손준호#원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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