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장영훈]“대구시 정무 인사, 학연으로 고립 우려”

장영훈·대구경북취재본부 입력 2020-09-02 03:00수정 2020-09-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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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훈·대구경북취재본부
“1년여 만에 대구시로 이동해 깜짝 놀랐죠.”

대구 동구의 한 간부는 얼마 전까지 구청장 연설문을 담당했던 직원(7급)의 사직 소식을 듣고 의아했다. 그는 “대구시가 8개 구군을 모두 조사한 뒤 해당 직원을 콕 집어 발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사 배경이 궁금하다는 동료가 많다”고 귀띔했다.

실제 대구시가 1일 이 직원을 연설비서(6급)로 임용했다. 시청 안에서도 동구와 비슷한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날 정책보좌관(5급)과 경제보좌관(5급)도 임용돼 일을 시작했다. 두 달 전 민선 7기 하반기 정무라인을 교체한 이후 예견된 인사였지만 ‘어공’(어쩌다 공무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컸다.

“시장의 대학 동문일 겁니다.” 대구시 관계자가 하는 말을 듣고 걱정이 들었다. 대구시 인사 원칙이 사사롭지 않느냐는 생각에서다. 경제보좌관과 연설비서가 권영진 대구시장의 대학 동문이라는 것을 확인하면서 궁금해졌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시장이 대학 동문을 유달리 아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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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권 시장을 보좌하는 정무직 가운데 대학 동문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문제 등을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던 김대현 비서실장은 대학 후배다. 당시 3명이 일괄 사퇴했는데 그는 재신임을 얻고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김 실장은 민선 6기 때 대구시 교통연수원장을 지낼 만큼 권 시장이 특별히 챙기는 인물로 꼽힌다.

권 시장이 애써 임명한 홍의락 경제부시장도 대학 선배다. 권 시장이 대구시의 새로운 협치 모델을 만들기 위해 여권 인사를 영입한 측면이 있겠지만 시청 안팎에서는 대학 동문이기 때문에 공을 들였다는 이야기도 적잖이 나온다.

대학 선배인 김태일 영남대 교수는 권 시장이 주요 정책을 깊이 의논할 만큼 믿고 따르는 인사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지난해 대구시 신청사건립공론화위원장과 최근 코로나19 서민생계지원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시청 직원들은 김 교수가 지역에서 신망이 두텁지만 권 시장의 대학 선배라는 점도 역할을 맡은 배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연일 수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그렇게 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적으로 고립된 대구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동문이 아니면 중용하지 않는다”는 직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불필요한 오해가 쌓이면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단체장부터 깊이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 혁신은 공정한 인사에서 시작한다.

장영훈·대구경북취재본부 jang@donga.com
#대구#정무 인사#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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