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이인영, 국정원 정보 부정…장애물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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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8월 26일 1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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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뉴스1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뉴스1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국가정보원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위임 통치 정보’에 이견을 나타내자,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26일 이 장관을 향해 국정원을 존중하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원이 김여정을 사실상 2인자라고 하는데 이 장관이 굳이 부정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통일부가 국정원의 북한정보에 역행하는 대북정책 무리수를 두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참석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2인자나 후계자의 위상을 확립해 전권을 행사한다고 말하는 건 무리한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하 의원은 이날 “(국정원은) 김정은에 대한 보고 권한을 김여정이 총괄하고 있다고 한다”며 “북한처럼 자유 언론이 부재한 나라에서 보고권을 총괄한다는 것은 김여정이 김정은의 눈과 귀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여정은 북한 권력의 핵심인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다”며 “조직지도부장이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김여정이 조직지도부장 역할을 대신 한다. 조직지도부는 당 간부에 대한 평가와 인사 권한을 쥐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왼쪽)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 사진=뉴스1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왼쪽)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 사진=뉴스1

그는 “이 정도만 하더라도 김여정은 북한의 사실상 2인자라고 말하기 충분하다”며 “그런데도 이 장관은 이를 공개적으로 부정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여정이 김정은 참모 중 하나가 아니라 2인자라는 사실은 대북정책 추진에 있어서 김여정에 대한 접근이 아주 중요하고 필수라는 것을 말한다. 통일부의 대북메시지에 있어서도 반드시 고려돼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을 향해 “그런데 장관이 나서서 이마저도 부정하는 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통일부는 국정원을 대북관계 개선 방해부서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의아심이 든다”고 따졌다.

하 의원은 국정원이 이달 초 북한의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가 제재대상이라고 통일부에 알렸지만, 이 장관이 물물교환을 계속 추진했고, 결국 정보위원회의 공식 발언 뒤 통일부가 이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하 의원은 “통일부가 국정원의 보고를 무시한 것 아니면 국정원의 판단을 뒤집으려 한 것 아닌가 의심된다”며 “이 장관이 한미워킹그룹 역할을 축소하려고 하는데 이것도 워킹그룹이 대북제재를 다루다보니 본인의 물물교환 정책에 장애물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아울러 “미국도 무시하고 국정원도 무시한 통일부가 과연 존립기반이 있을까”라고 물으며 “통일부가 북한과 관계개선은커녕 한미 사이에 고립된 섬으로 남을 것이 더 우려된다. 이 장관은 적어도 국정원의 존재 의의와 정보 판단에 대해선 존중해주고 그 정보에 기반해 대북정책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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