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락사무소 폭파 사진에…“묵은 체증 내려간 듯 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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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18일 0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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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2면에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2면에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이 18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 등을 접한 주민들의 반응을 전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배신자들에게는 무자비한 징벌만이 차례질(배당될) 것’이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5면 전체에 실었다. 신문은 전날(17일) 2면에 실린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진, 김 제1부부장·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의 담화,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발표를 접한 각계 반향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남북연락사무소 파괴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통쾌하다”라고 반응했다.

전력공업성 국장 한영철은 “노동신문에 실린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완전 파괴되는 사진들을 보고 응당 없어질 것이 없어졌다는 통쾌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며 “전력공업성원 모두 응당한 징벌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부장 전문영도 “무맥무능한 남조선 당국자들에 의하여 북남 공동연락사무소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쓸모없는 집으로 되고 말았다”며 “이런 것을 하늘로 날려보낸 것은 천만 번 옳은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AP/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사진=AP/뉴시스

북한 주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라고 비난한 김 제1부부장의 담화를 옹호하기도 했다.

사회과학원 사회정치학연구소 소장 서성일은 “아마 상전의 눈치나 보며 그의 비위를 발라맞추는데 습관된 남조선 당국자들에게는 친미사대의 올가미가 숨통이 끊어져도 목에 걸고 있어야 할 그 무슨 명줄로 여겨지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평양건축대학 학생 리혁송은 “일단 전선지역이 개방된다면 우리 청년대학생들은 남보다 먼저 달려나가 추악한 인간쓰레기들의 서식지인 남조선 땅에 속 시원히 삐라(전단) 벼락을 퍼부을 만단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라고 했다.

북한 서평양기관차대 노동자들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사진을 실은 17일자 노동신문을 읽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 서평양기관차대 노동자들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사진을 실은 17일자 노동신문을 읽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도 이날 “17일 노동신문에 발표된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 완전파괴소식에 접한 각 계층 주민들은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간 것처럼 시원하다고 하면서 격동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에 거주하는 안광남(66)은 “노친과 며느리, 옆방에서 출근준비를 하던 아들과 소학교에 다니는 맏손주 녀석까지 다 모여 폭파사진을 보고 또 보았다”라며 “남조선당국의 배신적인 행위에 용암처럼 끓고 있는 인민들의 분노를 다소나마 식혀줄 보복행동이 드디어 시작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간 듯이 속이 막 후련하다”라고 말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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