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를 조심하세요

저자 소개를 보니 ‘그분’이 맞았다. 2017년 헌법재판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국회 소추위원 대리인단을 대표하는 총괄팀장으로 탄핵을 이끌어냈고, 최근 몇 년 간 계속 대법관 물망에 오를 정도로 법조계 내 경력이 뛰어난 ‘그분’이었다. 평소 법률신문과 페이스북 등에서 논리적인 글쓰기를 선보여 ‘법조계 논객’으로도 불리는 저자가 왜 이런 ‘야릇한’ 제목이 책을 냈을까하는 궁금증을 갖고 책장을 넘겼다.
과거 중국과 한국 선비들은 50세, 60세 등 인생의 변곡점에서 자신의 삶과 평생의 철학을 담담하게 서술하는 ‘자술(自述)’이란 책을 남겼다. 이 책은 바로 그 ‘자술’과 같다.
특히 한국 정치사와 법조사에 있어 역사적 사건으로 남을 탄핵 사건 당시의 뒷얘기가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탄핵 사건 원고 측의 대리인단 총괄팀장을 맡았다고 해서 그의 정치적 스탠스를 섣불리 예단해선 안 된다. 선거 사건 전문가인 그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안형환 의원 사건 등 진영을 가리지 않고 두루두루 사건을 맡았다. 의사가 환자를 가리지 않고 치료하는 것처럼 법적으로 억울하다면 누구든 법적 조력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의 굴곡을 풀어낸 에세이라고 보기엔 묵직하고, ‘딱딱하다’는 법조인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보기엔 너무 재밌다. 책의 제목을 왜 이렇게 ‘야시시’하게 지었는지는 맨 끝에 나온다. 힌트는 소설가이자 시인인 그의 아내 덕이라는 점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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