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헌법 공포한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임시정부 국새’ 국회로 돌아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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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왼쪽 사진 왼쪽)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홍진 임시의정원 의장의 손자며느리인 신창휴 여사로부터 임시의정원 관인(官印·오른쪽 사진)을 전달받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문희상 국회의장(왼쪽 사진 왼쪽)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홍진 임시의정원 의장의 손자며느리인 신창휴 여사로부터 임시의정원 관인(官印·오른쪽 사진)을 전달받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우리는 또다시 민족사적으로, 세계사적으로 격변기 한복판에 서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과제는 국민 통합입니다. 마음을 모아, 힘을 모아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갑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대한민국의 지난 100년은 역경과 시련, 도전과 영광의 역사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수립 100주년을 맞아 우리 국민이 임시정부 수립 당시 보여주었던 통합과 단결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임시의정원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입법기관으로 임시정부보다 하루 앞선 1919년 4월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설립됐다.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하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한다’를 제1조로 하는 대한민국 최초 헌법인 임시헌장을 채택, 공포한 기관이 바로 임시의정원이다. 10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행사에는 문 의장을 비롯해 김원기 임채정 김형오 정세균 등 역대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김명수 대법원장, 독립운동가 이동녕 선생 후손인 이경희 여사와 이회영 선생 후손인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문 의장은 임시의정원 마지막 의장을 지낸 만오(晩悟) 홍진 선생의 흉상 제막식을 통해 국민 통합 의지를 다졌다. 홍 선생은 임시정부와 임시의정원 탄생에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로 좌우익 세력을 통합해 통일의회를 꾸리는 데 앞장섰다. 충북 충주재판소 검사로 재직하던 홍 선생은 “일제 식민지 관리가 될 수 없다”며 1910년 검사직을 내려놓고 독립운동가를 변호하는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1919년 3월 17일 한성정부 수립을 주도한 후에는 상하이로 망명해 한성정부 수립 사실을 널리 알려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의 촉매가 됐다.

국회는 1967년 홍 선생의 손자인 석주 씨로부터 임시의정원 속기록과 의원 당선증 등 문서 1500여 점을 기증받으면서 홍 의장 기념전시실과 흉상 건립을 약속했다. 이후 기념전시실은 2010년 문을 열었지만 흉상 제작은 미뤄졌다. 지난해 11월 여야가 힘을 모아 ‘의회지도자(홍진)상 건립의 건’을 의결함에 따라 비로소 52년 만에 약속을 지키게 됐다.

10일 국회 도서관에서 제막된 임시 의정원 의장 만오 홍진 선생의 흉상.
10일 국회 도서관에서 제막된 임시 의정원 의장 만오 홍진 선생의 흉상.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새(國璽)격인 임시의정원 관인(官印)도 이날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홍 선생의 손자며느리인 신창휴(미국 이름 홍창휴·85) 여사는 이날 행사에 참석해 미국에서 보관하고 있던 관인을 문 의장에게 기증했다. 임시의정원 관인은 임시의정원이 광복 이후인 1945년 8월 22일까지 주요 공문서에 찍었던 도장이다. 임시정부 관인이 6·25전쟁을 치르며 분실됐기 때문에 사실상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임시의정원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국새나 다름없다.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관인을 온전히 관리해온 홍 선생의 유가족은 2월 방미 당시 자신들을 직접 찾아온 문 의장에게 기증을 약속했다. 문 의장은 “전해주신 유품들은 우리 국민 모두의 소중한 유산이자 항일 독립운동의 찬란한 역사가 될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문희상 국회의장#국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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