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판매 200억병… 반세기 함께한 ‘국민 피로해소제’

출시 55주년 맞은 동아제약 ‘박카스’

지난해 박카스 누적 판매량은 200억 병. 박카스 병 하나의 크기는 12cm로 200억 개는 지구(둘레 약 4만 km) 60바퀴를 휘감을 수 있는 양이다. 동아제약 제공

동아제약 장수 브랜드 박카스가 올해 출시 55주년을 맞았다. 9월 열린 기념식에서 임직원들은 ‘박카스가 전달하는 느린 편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임직원들이 직접 작성한 손편지는 5년 후 박카스 발매 60주년이 되는 2023년 8월 8일에 전달될 예정이다.

박카스는 한국 전쟁 직후 국민들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던 1960년대에 물 없이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피로 해소제로 국민에게 각광받았다. 육체피로 외에도 영양장애, 허약체질, 병후의 체력 저하에 긍정적인 효과로 입소문을 탔다.

1961년 처음 출시된 박카스 정은 알약 형태였다. 그러나 당시 알약을 만드는 기술이 미숙해 그만 녹아내렸고 이듬해 앰풀 형태로 새롭게 출시됐지만 운송 중 용기가 깨지고 말았다. 하지만 동아제약은 멈추지 않고 건강과 맛,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자양강장제를 꾸준히 연구 개발했고 그 결과 병에 담긴 음료 형태의 박카스를 1963년 선보였다.

이처럼 박카스는 국민과 함께 성장하며 우리나라 피로해소제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박카스 누적 판매량은 200억 병. 120년이 넘는 국내 제약산업 사상 단일 브랜드로 200억 병을 넘어선 것은 박카스가 처음이다. 2015년에는 국내 연 매출 2000억 원을 돌파했고 이후 3년 연속 2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박카스의 성공에는 유통전략과 마케팅도 한몫했다. 박카스는 160여 명의 영업사원들이 전국 2만여 개 약국에 박카스를 직접 공급한다. 이들은 박카스 전문가가 되어 배송부터 약국 내 진열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철저하게 관리한다. 박카스 한 제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영업시스템이 강점이다. 박카스를 출시할 당시만 해도 의약품은 도매상을 거쳐 소매약국에 출하하는 경로를 거쳤다. 그러나 박카스는 소매 직거래를 뼈대로 하는 특약점 제도를 도입해 소매약국을 직접 파고들었다.

약국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매출에 편의점 등의 신규 매출도 더해졌다.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만 판매되던 박카스가 2011년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면서 편의점, 마트 등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덕분이다. 이에 동아제약은 신유통팀, 일반 유통팀 등 전담부서를 신설하며 영업 전문성을 강화했다.

또한 박카스는 지난해 아이스크림 ‘박카스향 소르베’로 화제를 모았다. 일명 ‘박카스 아이스크림’으로 불렸던 이 마케팅은 장수 브랜드인 박카스의 오래된 이미지를 벗고 젊은층에 알리기 위해 베스킨라빈스과 컬래버레이션으로 진행됐다.

이 밖에도 박카스에 함유된 타우린이 알츠하이머병 예방효과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영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뇌과학연구소(KIST) 박사팀은 2014년 “타우린이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억제하고 뇌 부위의 신경교세포를 활성화해 기억력 감퇴 및 인지능력 저하 등의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피로해소에 도움 되는 물질인 타우린은 생체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박카스 제품 중에서도 ‘박카스D’에는 타우린 2000mg이, 박카스F에는 타우린 1000mg이 함유돼 있다. ‘초록색 박카스’로 불리는 ‘박카스 디카페A’라는 제품에는 제품명처럼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지 않고 타우린만 1000mg 들어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박카스는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필수품으로 여겨지며 국민과 함께 성장해 왔다”며 “약국 영업 서비스를 강화하고 브랜드 친숙도를 향상시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겠다”고 전했다.

정지혜 기자 chi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