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레드벨벳입니다.”
이날 개관식은 더셀렉츠의 협업 파트너로 선정된 K팝 그룹 레드벨벳의 음악과 동영상으로 시작했다. 영상이 끝나자 매장 구석의 커튼이 순식간에 젖혀졌다. 한국 디자이너들의 옷을 입고 마네킹처럼 꼼짝하지 않고 전시 공간에 서 있던 모델들이 빠른 비트의 음악과 함께 일제히 걸어 나오자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실내에선 ‘와’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더셀렉츠는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와 함께 세계 4대 패션위크로 꼽히는 뉴욕 패션위크 기간(6∼14일)에 문을 열어 뉴욕 패션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멘디 에릭슨 뉴욕 쇼룸7 대표는 “미국 소비자들은 창의적인 신진 패션에 목말라 있다”며 “한국 디자이너들은 매우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며 실용적이어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더셀렉츠는 앞으로 K패션 외에도 K팝, K뷰티, K푸드 등 한국의 창의산업(Creative industry)을 대표하는 복합 쇼케이스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날 매장 입구엔 한국산 화장품(K뷰티)도 전시됐다. 정경미 한국콘텐츠진흥원 대중문화본부장은 “K팝을 비롯해 K뷰티, K푸드 등과의 콘텐츠 융합을 통해 한류를 전파하는 발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패션디자이너들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뉴욕 패션위크 공식 행사로 선정된 한국 패션 디자이너 세계 진출 프로젝트인 ‘콘셉트 코리아’ 행사에선 한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이세(IISE)’가 뉴욕 무대에 데뷔했다. 뉴저지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인 2세 김인태(31) 인규(30) 형제는 2013년 한국을 방문한 뒤 전통건축과 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서울에서 이세를 창업했다. 미국에서 성장한 한인 2세가 K패션 브랜드로 뉴욕 패션시장에 ‘역진출’한 셈이다. 인규 씨는 “촛불집회 기간 서울 도심에서 매일 목격한 시위대와 전투경찰의 모습이 사회와 공동체의 진보를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생각했다”며 “올해 한국 경찰 유니폼 등에서 영감을 얻은 스트리트 패션을 뉴욕에 소개했다”고 말했다.
JFK 국제공항 면세점에 진출한 뉴욕의 한국계 패션 디자이너 유나 양 등도 자체 패션쇼를 열고 실력을 선보였다. 한국 패션 브랜드 구호는 맨해튼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