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무부 감찰관 사의… 검사들 ‘脫검찰화’ 불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임기 1년 남기고 사퇴 종용 받아… 일선검사 “박근혜 정부와 뭐가 다르냐”

장인종 법무부 감찰관(55·사법연수원 18기)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최근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54·23기)으로부터 사퇴 종용을 받았던 장 감찰관이 결국 10일 사표를 냈다. 장 감찰관은 2009년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를 끝으로 검찰을 떠난 뒤 변호사 활동을 하다 2015년 3월 감찰관에 임용됐고, 지난해 연임해 임기가 1년가량 남은 상태였다. 법무부 감찰관은 검사장급으로 통상 외부인사를 뽑아 2년 임기를 보장했다.

법무부가 지난달 28일 감찰관을 개방형 직위로 추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법무부 직제 시행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도 장 감찰관의 사퇴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법무부는 장 감찰관이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조만간 감찰관 외부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법무부와 검찰 내부에선 장 감찰관 사퇴를 두고 무리한 ‘탈(脫)검찰화’라는 반응이 나왔다.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 과정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검찰 패싱’ 논란까지 겹쳐 법무부 파견 검사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진 상태다. 서울지역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내부 비위를 감찰하는 주요 보직인 감찰관을 임기 중에 정당한 사유 없이 사퇴시키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법무부 인권국 사무관에서 인권정책과장(부이사관)으로 승진한 오유진 과장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검사는 “법무부 사무관은 파견 검사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갑자기 과장으로 승진을 하자 검사들이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법무부는 탈검찰화 기조에 따라 이 실장을 비롯해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50·24기), 황희석 인권국장(51·31기)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2일에는 정소연 보호정책과장(41·39기)과 김영주 여성아동인권과장(45·34기)을 임용했고 9일에는 한창완 변호사(38·35기)를 국제법무과장으로 뽑았다.

법무부의 한 일반직 공무원은 “코드 인사들이 자리를 꿰찬다는 지적과 별개로 해당 업무를 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 상석을 차지해 부하 직원들의 부담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장인종#법무부#감찰관#검사#사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